부동산 시장이 급랭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급감하고, 수도권 분양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주택시장이 가라앉으면서 중개업과 이사업체, 건자재 등 연관산업도 동반 침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던 부동산시장이 꺾인 것은 전·월세주택 과세 강화 방안인 ‘2·26 주택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이 돌직구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123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 들어 거래량이 가장 적었던 1월(5545건)보다 적은 것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월 9484건까지 늘었다가 2·26 대책이 주택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4월에 8530건으로 줄었고, 5월 들어 급감하는 등 ‘거래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부동산114 시세조사에서도 서울 아파트매매가격은 3월 21일 전주 대비 0.02% 올랐으나 이후 지난주까지 9주일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최근 안전진단 통과 등 호재가 이어진 강남구 한 재건축단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26 대책 발표 전에는 3000만 원 오른 가격에 매물이 나와도 계약자가 있었는데 지금은 시세보다 싸게 내놓아도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파트 매매 감소에 이어 분양시장도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4월 말까지 활기를 띠던 분양시장이 5월 들어 냉각되면서 경기 김포, 하남, 시흥 등에서 신규아파트 청약 미달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침체되면서 올 들어 반짝 회복세를 보이던 부동산 중개업소와 이삿짐센터, 인테리어업체, 건자재 가게 등 부동산 후방산업도 동반 침체되고 있다. 중개업계에서는 서울의 경우 5월 말까지 부동산중개업소 40여 곳이 휴·폐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삿짐센터의 경우 3, 4월 이사철이 지나면서 개점휴업 상태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