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원내대표는 9일 “정부가 옳은 길을 가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지만, 이른바 ‘꼼수’를 쓴다면 단호하게 견제하고 비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문화일보와의 전화에서 “국민들은 당당한 야당을 원하고 있다”며 “정부가 제대로 하는 것은 더 도와줄 것이 없는지 살피고, 견제와 감시 기능이 소홀했던 부분은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맞다면서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하면서 조정 역할을 해왔고, 원내대표로서 조정자의 역할도 잘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세월호 사건과 후반기 개원 협상은 ‘투 트랙’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문제를 위해 5월 국회를 열어야 한다”며 “오늘이라도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만나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가 열리면 진상 조사부터 대책 마련까지 침착하고 차분하게 논의하겠다”며 국정조사와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상시국회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상설화하고 상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강화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정기국회가 예산 심사에 집중하기 위해서 6월 국정감사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여당 원내대표는 국가의 모든 어젠다를 다루는 자리로, 포용력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국회를 끌고 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 당선에는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 측 신주류와 친노(친 노무현)계를 제외한 강경파가 힘을 합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한 원내대표’를 원하는 초·재선 그룹과 상대적으로 합리적 원내대표를 바라는 당 지도부 사이의 간극이 커서, 박 원내대표가 어떤 정치력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계파 선거 경향이 약화돼 당 내 계파 간 역학관계도 일정한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