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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은 공연이라 자부하지만 특별한 격식도 관람료도 필요 없습니다. 관객들 모두 함께 어울려 노래 부르고 춤추다 보면 어느새 오페라를 즐기게 될 겁니다.”

매주 산중에서 ‘이색’ 클래식 공연을 펼치고 있는 맥키스오페라단 소프라노 정진옥(여·44) 단장의 말이다. 정 단장을 비롯해 테너, 바리톤, 피아니스트 등 일류음악가 9명으로 구성된 공연단은 오페라와 뮤지컬, 연극 등에 개그 요소를 섞어 주말마다 공연을 선보이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맥키스오페라단이란 팀명은 공연단을 창단한 주류업체 ㈜더맥키스컴퍼니(옛 선양)에서 따왔다.

대전·충남 지역을 기반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주류업체 더맥키스컴퍼니가 지난 2012년부터 이른바 ‘뻔뻔(fun fun)한 클래식’ 공연단인 맥키스오페라단을 창단, 매주 대전 계족산에서 숲속음악회를 열며 시민들과 문화콘텐츠를 나누고 있어 화제다.

특히 공연이 숲 속에서 펼쳐지다 보니 주 무대와 관객석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매번 한바탕 축제분위기가 연출된다. 관객들은 특별한 격식 없이 바위나 나무 등에 걸터앉거나 맨발로 서서 자유롭게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공연자들은 흥이 날 경우 노래를 부르다 관객들과 함께 춤을 추거나 장미꽃을 선물하기도 한다.

이 같은 공연은 조웅래 더맥키스컴퍼니 회장이 지난 2006년 계족산에 조성한 14.6㎞ 황톳길과 궤를 같이한다. 우연히 맨발로 산을 걷던 조 회장이 건강에 효험을 본 뒤 황톳길을 조성했고, 곧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며 관광객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에 평소 문화콘텐츠를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게 기업의 역할이라고 생각한 조 회장이 아이디어를 내 공연을 기획하고, 공연단까지 모으게 됐다. 그러자 황톳길은 물론 공연까지 이른바 대박을 치며 양로원, 교도소 등 문화 소외지역에서까지 공연신청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조 회장은 “주류업체라도 술만 파는 시대는 지났다”며 “사람들이 즐길거리가 바로 문화콘텐츠이며, 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기업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