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당초 7차에 걸쳐 발표하기로 했던 폐점 예정공지를 5차로 줄여 올해 안에 구조조정을 통해 통폐합하겠다고 밝힌 56개 지점 명단을 모두 발표했다.

이미 6개월간 단계적 파업을 결정하고 가장 낮은 수위의 준법투쟁에 들어간 노조는 “미국 본사와 긴 싸움이 시작됐다”며 은행점포 폐쇄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항고 및 용역비 분식회계 고소 등 법적 투쟁까지 검토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올해 폐점되는 56개 지점 명단 발표를 마쳤다. 5차에 걸쳐 발표한 56개 폐점 명단 안에는 강원·전북·전남 지역 내 하나뿐인 춘천·전주·순천 지점이 포함돼 사실상 이 지역에서 씨티은행이 완전히 철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씨티은행 측은 “비대면 채널 고객이 90% 이상이라 내점 고객이 적은 편”이라고 설명하지만 고객들의 적잖은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

씨티은행 노조는 은행이 당초 7차에 걸쳐 발표하기로 했던 폐점 예정공지를 5차로 축소해 한꺼번에 21개 폐쇄 점포 명단을 공개한 것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단계적으로 파업의 수위를 올려가며 은행과의 싸움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후 씨티은행 노조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기각된 은행점포 폐쇄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항고 및 은행의 용역비 분식회계 고소 등 법적 대응 계획을 밝혔다.

씨티은행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씨티은행은 당기순이익 2191억 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390억 원을 해외 용역비로 지출했다. 해외 용역비는 2004년 한미은행 인수 이후 2005년 437억 원을 시작으로 조금씩 늘려오다 2012년 1370억 원, 지난해에는 1390억 원을 기록해 지금까지 누적된 금액만 1조2185억 원에 달했다.

노조는 본사가 배당금이 아니라 용역비로 돈을 빼가는 것은 세금을 탈루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