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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년대 자동차가 발명된 이후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연료를 적게 소모하고 공해물질 배출도 줄이는 보다 효율적인 내연기관(엔진)을 개발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기존 가솔린 및 디젤 엔진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체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친환경차 개발에 속속 착수했고, 향후 자동차 시장의 미래는 바로 친환경 기술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현재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이 개발 중인 친환경차는 크게 하이브리드차(HEV)와 전기차(EV),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 세 가지로 나뉜다. 하지만 각각 장단점이 뚜렷해 향후 친환경차 주도권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아무도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가 주도하던 국내 친환경차 시장도 지난 4월 현대자동차가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를 시판하고, BMW가 전기차 i3를 출시하는 등 무한경쟁에 돌입할 태세다. 친환경차 시장을 넘어 미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세 후보의 특징과 현주소를 짚어봤다.

이종(異種) 결합을 뜻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기존 엔진에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결합한 자동차다. 엔진이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만들어내거나 감속 및 제동시 손실되는 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해 시동이나 저속주행시 활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친환경차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토요타 등 일본업체들이 기술 개발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현대차와 BMW, 포드 등이 독자 기술을 통해 새로운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하면서 대중화와 시장 확대가 가속화되고 있다.

토요타 프리우스로 대표되는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이 출시되고 있지만 다수의 완성차업체들이 전용 모델보다 기존 양산차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내놓고 있다. 지속적인 가격 인하 경쟁과 하이브리드 모델 확대 등으로 기존 가솔린 및 디젤 차량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반면 고속주행시 엔진 사용이 불가피하다.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토요타 등 일본차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대차도 쏘나타와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고 맞대응하고 있다.

엔진 없이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로 모터를 돌려 구동하는 전기차는 현재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분야다. 내연기관을 일부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차와 달리 충전된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배기가스 등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없고 소음 등에서도 강점이 많다. 하지만 답보 상태인 배터리 기술 탓에 충전하는 데 오래 걸리고 주행거리도 100∼140㎞ 안팎으로 길지 않다는 점에서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비싼 배터리 탓에 높은 차량 가격과 미비한 전기충전소 인프라 역시 전기차가 하이브리드차의 시장 지배력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다.

BMW는 수입차 브랜드로는 최초로 지난 4월 24일 순수 전기차 i3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완속충전으로 3시간이면 100% 충전이 가능하며 완전 충전시 132㎞를 달릴 수 있다. 하반기에는 닛산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리프를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수입차에 맞서는 국산 전기차로는 기아차 레이 EV와 쏘울 EV, 르노삼성 SM3 Z.E., 한국지엠 스파크 EV 등 4종이 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직접 반응시켜 만들어지는 전기로 모터를 돌려 달리는 차다. 순수한 물만 배출하는데다 전기차가 가진 주행거리의 단점 등을 극복할 수 있어 궁극적인 친환경차로도 꼽힌다. 하지만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및 고압 수소탱크 가격이 비싸 투싼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우 차량 가격이 1억5000만 원에 달하는데다 수소가 가진 위험성 때문에 상용화가 쉽지 않다.

수소연료전지차 분야에서 가장 앞선 자동차 회사로는 현대차그룹이 꼽힌다. 현대차는 지난해 4월 유럽에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지난 4월 17일에는 국내 판매도 시작했다. 연료전지차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로 꼽히는 수소 압축의 경우 700기압까지 가능해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전기차의 3배가량인 415㎞에 이른다. 현대차는 오는 2015년까지 유럽을 비롯한 세계시장에 1000대 이상의 수소연료전지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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