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의 구조·수색 작업이 중·후반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범정부 사고대책본부가 네덜란드 스미트(SMIT)사에 수색·구조에 관한 기술자문용역을 의뢰해 ‘뒷북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스미트사가 이미 민·관·군 합동구조팀의 전문가 자문단에 포함돼 있고, 이 자문단은 “현 구조·수색 방식이 최선이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어 뒤늦은 시점에 또 한번 기술자문용역을 의뢰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정부 일각에서도 정부의 초기 구조·수색 작업이 미흡하다고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현 구조·수색 방법에 대한 정당성 확보를 위해 1억3000만 원가량의 비용을 들여 외국 업체에 연구 용역을 의뢰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일 “네덜란드의 스미트사를 지난 4월 30일 자문용역사로 선정했다”며 “수색·구조 및 구난에 관한 기술자문용역을 의뢰해 이에 대한 결과를 5월 중순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를 두고 또 한번 ‘뒷북 조치’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기술자문용역을 의뢰한 30일은 세월호 침몰 15일째 되는 날이다. 승객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격실에 대해 수색을 완료하는 시점에 뒤늦게 기술자문용역을 의뢰한 것이다.

또 합동구조팀은 이미 스미트사가 포함된 전문가 자문단으로부터 “현 구조·수색 방식이 최선이다”는 의견을 제시받은 바 있다. 자문단은 “강한 조류, 저시계를 극복할 방안 및 잠수시간을 연장할 특별한 방법이 없으며, 세월호 침몰 사고와 유사한 외국 사례도 없다”는 의견을 합동구조팀에 4월 27일 전달했다.

현 수색 방법 외에 대안이 없다는 결론을 내고서도, 침몰 15일째 되는 시점에 1억3000만 원의 비용을 써가며 기술자문용역을 받을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구조 초기에 기술자문용역을 의뢰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글로벌 업체의 객관적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도 =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