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진도 침몰 참사 이후 경제계가 각종 마케팅·영업활동을 줄줄이 연기하는 가운데 과거 국내외 대형 재난이 경제에 어떤 장·단기적 영향을 끼쳤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형사고의 경우 단기적으론 내수 위축을 가져오지만 장기적으로는 재난의 성격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차별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사례를 보면, 지진·홍수 등 대규모 자연재난은 단기적으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피해복구 자금이 대량 투입되면서 경제성장률이 급반등했다.

반면 건물·교량 붕괴, 테러 등 인재(人災)로 분류될 수 있는 사회적 재난은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 대규모 피해복구 자금은 투입되지 않는 반면, 사회적 추모 분위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때문이다. 실제로 2011년 3월 사망자·실종자 1만8524명을 낸 동일본 대지진 때 16조9000억 엔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고, 일본 정부는 5조5000억 엔의 피해복구 자금을 투입했다. 이에 사고 전 해 4.6%였던 경제성장률은 2011년 -0.4%로 떨어졌다가 이듬해 1.4%로 급성장했다.

자연재난이 단기적 경기 후퇴를 가져온 뒤 대규모 피해 복구 자금 투입으로 성장률 상승의 패턴을 이어온 반면, 사회적 재난의 경우 안타까운 희생자가 많을수록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2001년 사망자 1595명을 낸 미국 9·11 테러의 경우 심대한 경제적 타격을 가했다.

1995년 6월 502명의 사망자를 낸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때 민간소비 증가율은 2분기 2.0%에서 3분기 1.2%로 감소했다.

김세동 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