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주요 침몰 원인 중 하나로 규정을 넘어선 화물 적재가 꼽히고 있는 가운데, 과적 행위와 관련한 해양경찰의 심사가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문화일보가 입수한 지난해 2월 인천해양경찰서의 세월호 운항관리규정 승인사항을 보면 세월호의 재화중량은 ‘3963t’으로 기록돼 있다. 재화중량은 선박에 실을 수 있는 화물, 여객, 평형수, 연료유, 식수 등을 모두 합한 무게다. 하지만 이는 한국선급의 세월호 선박검사 자료에 표시된 재화중량 ‘3794t’보다 169t이 많은 것이다. 동일 선박의 재화중량이 서로 다르게 표시된 것이다.

심지어 운항관리규정에는 최대 화물과 최소 평형수, 기타 연료유 등의 무게는 표시돼 있지 않다. 선박 안전을 위해 준수해야 하는 화물과 평형수 무게를 해경이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세월호는 청해진해운이 수익에 눈이 멀어 화물을 많이 싣고 그 무게만큼 평형수를 적게 실은 탓에 급선회 시 균형을 잃고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의 화물·차량 적재기준도 뒤죽박죽으로 표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규정 11장에는 ‘승용차 88대, 대형트럭 60대, 컨테이너(길이 10피트) 247개’를 실을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별첨자료에 있는 차량적재도 등을 살펴보면 트럭과 컨테이너 수가 훨씬 적은 것으로 나온다. 도면에 따르면 C데크에는 승용차 63대, 컨테이너 54개와 일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이어 D데크에는 차량을 싣는 5가지 조합이 있는데 각각 ▲31.6t 포크 크레인 8대 ▲25t 트럭 8대와 승용차 14대 ▲8t트럭 24대와 승용차 14대 ▲24t 덤프 트럭 8대와 승용차 14대 ▲승용차 66대로 나뉜다. 이밖에 E데크에는 일반화물을 실으며 트윈데크에는 승용차 12대를 실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인천해경 관계자는 “선사가 제출한 운항관리규정만 심사할 뿐 선박검사 결과 등과 비교하는 절차는 없다”고 해명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