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교감을 비롯한 학생 4명의 장례가 차례로 치러진 21일 안산에서는 새벽부터 떠나간 선생님과 친구를 목 놓아 부르는 학생들의 울음소리가 그칠 줄 몰랐다.

안산시 전체가 큰 슬픔에 빠진 가운데 이날 새벽 이번 사고로 희생된 강민규 단원고 교감과 학생들의 발인이 엄수됐다. 강 교감의 발인은 이날 오전 5시 안산시 상록구 수인로의 안산 제일장례식장에서 진행됐으며, 이어 박모(18) 양과 이모(18) 군, 이모(18) 양, 김모(18) 양의 발인도 안산 시내 각 병원에서 치러졌다.

강 교감은 16일 사고 당시 구조됐으나 많은 학생들이 희생된 것을 자책하며 지난 18일 진도 실내체육관 부근 야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유서에서 “200여 명 학생들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며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달라. 수학여행은 내가 추진한 것”이라고 밝혀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장례식장에 운구차가 모습을 보이자 유가족은 오열했고 모인 친지도 비통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운구차는 이날 단원고에 들렀다가 수원 연화장으로 향했다.

박 양의 발인은 오전 7시 스승과 같은 장소인 안산 제일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박 양의 발인식에 모인 학생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연신 훔쳤다. 발인이 진행된 이날 새벽 안산 제일장례식장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친구, 학교 선후배 등 수많은 조문객이 모여 함께 오열하며 희생자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 밖에 김 양의 발인은 오전 7시 30분 안산산재병원에서, 이 군의 발인은 오전 9시 안산 한사랑병원에서, 이 양의 발인은 오전 10시 안산 사랑의병원에서 각각 엄수돼 주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경기도는 이번 참사 수습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안산시 단원구 적금로의 안산도시공사(올림픽기념관 2층)에 합동현장지휘본부를 설치, 가동 중이다. 도는 도청 내 대책본부 명칭을 도교육청, 안산시 등이 참여하는 합동현장지휘본부로 변경하고 상황 종료 시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경기도교육청은 현재 학교 정상화를 위해 오는 24일부터 1,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아울러 이번 사고로 막대한 인명 피해를 본 단원고의 조속한 사태 수습을 위해 모두 17억3400여 만 원의 예비비도 특별 편성했다.

앞서 정부는 20일 오후 6시 30분을 기해 중앙안전관리위원회를 열고 안산시와 전남 진도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에 따라 안산은 사고 수습이 한층 원활하게 이뤄질 전망이며 응급대책과 재해구호, 복구에 필요한 행정과 재정, 금융과 세제 등의 특별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안산 = 송동근 기자 sd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