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발견된 행성들 중 지구와 가장 비슷한 크기의 ‘쌍둥이’ 행성이 발견됐다. 17일 CNN, AP통신, BBC 등은 나사(미 항공우주국)의 외계지적생명체탐사연구소(SETI) 발표를 인용해 태양계가 아닌 다른 은하계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행성 중 지구와 가장 유사한 크기를 가진 행성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나사가 ‘제2의 지구’ 후보를 여러 개 찾기는 했지만, 지구와 거의 비슷한 크기의 별을 찾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행성이 지구의 쌍둥이(twin), 최소한 사촌(cousin)은 된다”고 평했다.

NYT 등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쌍둥이 행성은 지구에서 5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통해 관측된 중심별 ‘케플러-186’을 공전하는 행성들 중 하나다. 이 행성은 태양에 해당하는 별인 케플러-186 주위를 공전하는 다섯 개의 행성 중 가장 바깥쪽 궤도를 돌아 케플러-186f로 명명됐다.

케플러-186f는 지구보다 약 10%가량 큰 행성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제2의 지구’ 후보들 중 가장 크기가 비슷하다. 나사 과학자들의 관측 결과 이 행성은 철, 바위, 얼음 등 지구와 비슷한 구조로 이뤄져 있고, 대기의 생성 방식이나 구조도 지구와 유사해 케플러-186의 방사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질량이나 밀도도 지구와 비슷해 지금까지 발견된 행성들이 대부분 불안정한 지반이나 기체 가스로 구성돼 있던 것과 차이를 보였다.

무엇보다 과학자들은 케플러-186f가 이른바 ‘골디락스(Goldilocks) 존’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디락스 존은 태양과 같은 중심별로부터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위치에 있어 생명체가 생존하기에 적절한 온도를 나타내는 영역을 가리킨다. 태양계의 경우 수성과 화성은 각각 태양과 너무 가깝거나 멀기 때문에 생명체가 살기에는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아 골디락스 존을 벗어난다. 케플러-186f는 중심별에서 가장 바깥쪽 궤도를 돌기 때문에 골디락스 존을 약간 벗어나지만 지구보다 큰 크기와 두꺼운 대기가 단열효과를 내 골디락스 존에 있는 행성과 같이 물이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며 흐를 수 있다. 또 케플러-186은 작은 별이기 때문에 태양보다 오래 살 수 있어, 만약 케플러-186f에 생명이 존재한다면 태양계에서보다 더 오랫동안 생물학적 진화가 이뤄질 수 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