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

다양한 연령대의 연예인들과 여러 분야의 유명인들이 한집에 모여 살아가는 상황을 보여주는 ‘셰어하우스’(Share House) 형태의 관찰형 예능 프로그램이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에서 잇따라 방영된다. 이 프로그램들은 연예인들의 의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지만 비슷한 콘셉트의 기존 프로그램과 차별되는 ‘개성’이 없을 경우 시청자들로부터 외면 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셰어하우스는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이 아닌 타인과 한집에 사는 방식이다. 침실 등 개인 공간은 따로 쓰면서 거실·화장실·주방은 함께 사용한다. 방세나 각종 공과금을 함께 부담하기 때문에 주거 비용은 절약되지만 동거인 간 갈등으로 난감한 상황을 겪을 수도 있다. 최근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주거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1인 가족의 증가와 함께 셰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BS는 오는 20일부터 ‘K팝 스타’ 시즌3 후속으로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연출 박상혁, 장석진, 이승훈·오후 4시 55분)를 선보인다. 이동욱, 신성우, 이소라, 박봄, 찬열, 홍수현, 조세호, 나나, 송가연, 서강준, 박민우 등 11명의 남녀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이 프로그램은 이들이 한집에 모여 살며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다. 이 프로그램 제작진은 “‘룸메이트’는 누구나 꿈꾸는 본격 하우스 판타지”라고 정의하며 “60대의 카메라를 통해 11명의 연예인들이 살아가는 은밀한 이야기를 고스란히 보여줄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룸메이트’의 백정렬 CP는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시청자의 취향에 맞는 프로그램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젊은이들이 공동생활에 대한 판타지가 있으니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낯선 사람들이 한방을 쓸 때 어떤 화학작용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는 것이 기본 취지”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박봄을 “가장 기대되는 출연자”라고 밝히며 “이소라와 한방을 쓰는 박봄이 첫 촬영에서 의외의 모습을 보였다”고 귀띔했다. 출연자들은 첫 촬영을 하며 낯선 공간에서, 낯선 사람들과 생활하는 것에 어색한 반응을 나타냈다. 하지만 점차 서로 친해지며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 채널 올리브TV도 16일 12부작 ‘셰어하우스’(연출 이수호·오후 9시) 첫 회를 방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이상민, 손호영, 최성준, 최희, 송해나, 천이슬, 우희, 황영롱, 김재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개성 강한 유명인 9명이 서울 근교의 집에서 수개월간 함께 거주하며 벌어지는 상황을 담는다. 이 프로그램의 연출자인 이수호 PD는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공감과 치유가 프로그램의 기본 취지”라며 “가족이 아닌 다른 식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고,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상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SBS ‘룸메이트’와는 많은 차별점이 있다”며 “식구들이 함께 살면서 변화하는 과정은 ‘룸메이트’와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기본 설정과 출연진 규모까지 비슷한 두 프로그램이 가족(‘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을 내세우거나 군대(‘진짜사나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과 차별성을 보이며 새로운 흐름을 이끌지 주목된다. 또 ‘사남일녀’ ‘나 혼자 산다’ ‘인간의 조건’ 등 기존 관찰형 예능 프로그램들과도 경쟁을 벌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강명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예전에 리얼 버라이어티와 오디션 프로그램이 연이어 나왔듯 관찰형 예능도 줄줄이 방송되고 있다”며 “하지만 ‘룸메이트’와 ‘셰어하우스’는 기존 관찰형 예능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남녀 연예인과 유명인들이 함께 모여 산다는 새로운 설정이기 때문에 시청자들로부터 관심을 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두 프로그램이 성공하려면 남녀 간의 로맨스 코드와 출연자 간 갈등 등 드라마적 요소를 강하게 보여줘야 한다”며 “출연자들의 의외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기획력과 연출력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구철 기자 kckim@ 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올리브TV ‘셰어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