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0일 오후 11시가 넘은 시간 ‘대리사거리’로 불리는 서울 강남 신논현역 교보타워사거리 인근 벤치에서 대리기사들이 대리요청 스마트앱을 살펴보고 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munhwa.com

대리운전이 점차 대중화되면서 최근에는 단골손님만 상대하거나 특정 업소, 골프장 등에 항상 대기하는 전속 대리기사들이 등장하는 등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11일 대리운전 업계에 따르면 유흥업소 대리기사들은 보통 10여 명으로 이뤄진 팀 단위로 업소와 독점 계약을 맺고 일한다. 대리운전팀의 대표 격인 실장이 1년에 1000만 원 이상의 권리금을 내고, 운영과 수입에 관한 전권을 위임받아 운영한다. 유흥업소의 수명이 길지 않은 만큼 장기 계약은 잘 하지 않는 게 전속 대리팀의 관례다.

일부 고급 유흥업소의 대리운전비는 일반 대리운전비보다 두 배가량 비싸다. 일반 대리요금이 서울 시내 2만 원, 경기권 3만 원이라면 룸살롱 대리요금은 4만 원, 6만 원가량이다. 고가 요금이 유지되는 이유는 체면을 차리는 손님들이 요금을 두고 흥정을 벌이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속 기사들은 손님을 내려준 뒤 바로 택시를 타고 업소로 신속하게 되돌아와야 해 정식 요금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일반 대리기사와 큰 차이가 없다. 룸살롱 전속 대리기사 김모(34) 씨는 “하루 10시간 주6일 일하고 200만 원의 월급을 받는다”며 “근무 시간과 급여만 따지면 일반 대리기사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대신 룸살롱 전속 기사는 팁으로 벌어들이는 부수입이 만만찮다. 단골 관리에 노력을 많이 하는 기사들은 팁만으로도 하루 10만 원을 벌기도 한다고 했다. 같은 팀의 기사라도 개인 능력에 따라 월수입이 수백만 원까지 차이가 난다.

골프장 대리기사는 대리운전 업체에서 직접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 요금은 일반 대리 요금에 비해 훨씬 비싸다. 경기 용인지역 골프장에서 서울까지는 일반요금보다 1만∼2만 원이 더 비싼 4만∼5만 원 수준으로 형성된다. 김 씨는 “손님을 태우기까지 대기 시간이 길지만 이 경우에도 팁이 꽤 쏠쏠해 대리기사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