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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인플레이션의 직접 증거 발견은 지금까지 ‘가설’로만 존재하던 해당 이론이 실제 ‘현상’이라는 점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과학계는 ‘노벨상을 탈 수 있는 발견’이라며 흥분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송용선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18일 “그동안 앨런 구스 모델을 통해 우주 형성에 관한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불편했던 것은 해당 모델이 가설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송 박사는 “이번 관측으로 인해 가설이 실제 현상이었다는 점이 입증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과학계는 이 같은 발견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태형(천문학) 충남대 교수는 “사실이라면 노벨상을 탈 수 있는 발견”이라면서 “기존 이론의 문제점을 해결한 우주 인플레이션 이론의 증거”라고 말했다. 송 박사도 “굉장히 중요한 관측”이라면서 “과학의 일반적인 가정, 즉 가장 단순한 것이 진리라는 격언을 일깨워 주는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천문연 측은 “우주 초기 중력파는 인플레이션이 존재했다는 거의 유일한 직접적인 증거로 알려져, 최근 10여 년간 많은 관측 노력이 있었다”면서 “이번 발표는 인플레이션 우주론의 직접적인 증거가 되는 초기 우주가 만들어낸 중력파를 검출한 것으로 빅뱅부터 현대 우주까지의 인과관계를 잘 설명하는 증거”라고 밝혔다.

우주 인플레이션 이론을 최초로 주창한 과학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의 천체물리학자 앨런 구스다. 우주 인플레이션은 기존 우주 탄생과 관련해 주류를 이루던 빅뱅이론을 대체할 수 있는 이론으로 주목받았지만 지금까지 가설에 머물러왔다. 빅뱅이론은 우주 전 공간의 균일성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많았다.

우주 인플레이션 이론의 핵심은 우주 급팽창의 핵심인 중력파가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모든 공간에 고르게 퍼져 나간다는 것이다. 잔잔한 호수에 손가락을 넣으면 물결이 일정하게 퍼져 나가듯이 중력파가 퍼져나가면서 지금의 우주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 같은 이론은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과학계의 해묵은 숙제로 남아 있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가 관측한 중력파는 질량을 가진 물체가 가속 운동을 할 때 방출되는 것으로 파동의 존재는 이론적으로는 알려져 있으나 직접 검출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