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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소프트웨어 아트라는 분야가 워낙 생소해 관심이 없을 줄 알았는데, 워크숍에 참여하는 한국인들이 많고 열기도 높아 놀랍습니다.”

미국의 신예 미디어 아티스트인 재커리 리버먼(36)은 지난 1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의 나눔과 공유의 과정은 내게 작품활동에 대한 더 많은 열정을 불어넣어 줬다”며 이렇게 말했다.

리버먼은 경기 안양시 초청으로 14일부터 나흘간 방한,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의 연구센터 ‘만들자연구실’에서 소프트웨어 아트 관련 워크숍과 토크쇼를 진행했다. 안양시가 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증진시키기 위해 매년 주최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에서 리버먼은 문화 및 예술산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이론 수업과 함께, 직접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실습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리버먼은 “소프트웨어 아트는 연구·조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영감에만 의존하는 예술에 비해 더욱 ‘공유’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뒤 “어려운 개념과 공식이 필요한 만큼 관련 지식과 재능을 공유하는 ‘오픈소스’의 가치가 지켜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버먼은 지난해 9월 한국의 미디어 아티스트인 최태윤(33) 씨와 함께 뉴욕 브루클린에 최초의 소프트웨어 아트 교육기관인 ‘시적연산학교(SFPC)’를 설립하기도 했다. 교육에 관심이 높은 그는 “처음 소프트웨어 아트를 공부할 때 참고할 책이나 체계적인 커리큘럼이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며 소프트웨어 아트에 관심이 있는 한국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대중적으로 생소한 소프트웨어 아트를 한국에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동료 최 씨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본래 순수미술을 전공했던 리버먼은 ‘기술과 예술’의 조화를 통해 보다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결실을 이룰 수 있는 소프트웨어 아트 분야에 매력을 느꼈고, 미국의 명문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 디자인&테크놀로지 석사과정을 통해 해당 분야의 대가 골란 레빈(41)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09년 루게릭병에 걸린 동료 그라피티 미술가 템트 원(본명 토니 콴)을 위해 눈동자의 움직임으로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아이라이터(Eye Writer)’를 개발하는 데 동참하기도 했다. 이 작품으로 예술을 통한 보조공학 기기(assistive technology)의 혁신적인 발전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안양=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