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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출신인 김병수(44) 씨에게 남자로서 요양병원 간호조무사란 어떤 직업일까. 김 씨는 “간호에는 남자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며 “이웃의 건강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간호”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요양병원은 몸이 매우 불편해 일어나기조차 힘든 환자들이 많아서 남자 간호조무사가 절실하고, 특히 야간에는 남자들이 있으면 업무에 더욱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요양병원에서는 남자 간호조무사를 원하는 곳이 많다고 했다.

그는 간호학원에서 8개월 동안 이론 수업을 받고 4개월 동안 병원 실습을 한 뒤 간호조무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 대구시 간호조무사회에 따르면 대구시내 병원에는 5000여 명의 간호조무사가 근무하고 있으며 이 중 30여 명이 남자다. 간호 인력난 해소를 위해 간호조무사가 등장했지만 남자는 아직까지 극소수에 불과하다.

김 씨가 근무하는 바른요양병원은 200여 명의 환자 대부분이 어르신이다. 그는 “할아버지 환자는 여자에게, 할머니 환자는 남자에게 간호받기를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일반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정서가 환자들 사이에 있기 때문이란다.

김 씨는 “직업에 남녀 영역이 없어지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면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것도 좋다”고 권유했다.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