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명의 부산외대 학생 사상자가 발생한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체육관이 13초 사이에 붕괴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폭설도 이유이긴 하지만 동영상으로 보아 체육관 지붕 붕괴는 설계와 건축과정에서의 ‘원칙 무시’가 가장 큰 원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체육관 부실시공 여부를 가리기 위해 설계도면과 구조물 대조작업에 착수했다.

경주경찰서에 차려진 수사본부는 20일 “이벤트사 직원이 지난 17일 사고 당시 행사를 카메라로 촬영한 화면을 복원한 결과 1시간가량 녹화됐으며 붕괴조짐이 보인 이후 붕괴되기까지 13초가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동영상은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유족과 부상자들에게 크나큰 충격과 슬픔을 다시 안겨주고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비공개로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동영상에는 체육관이 ‘V’자로 붕괴됐으며 이로 인해 행사장의 학생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이후 조명이 꺼지고, 학생들이 지르는 비명소리만 녹화됐다.

경찰은 “동영상을 토대로 체육관 설계도면과 실측을 통해 구조물의 철골, 볼트, 너트, 콘크리트 타설 등 밑바닥부터 지붕까지 모든 부분의 자재를 제 위치에 제대로 썼는지는 물론, 면적, 규격 등도 세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모든 자재의 정품 사용 여부도 따지고 설계, 시공, 감리, 건축허가 과정에서의 모든 서류도 확보해 비정상적으로 처리된 부분이 있는지에 대한 분석작업도 시작했다.

경주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