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는 20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와 관련, “인·허가과정, 건축시공, 안전점검 및 관리상의 불법성과 과실 유무를 철저히 조사해 사고원인을 명확하게 밝혀 책임자를 엄정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소치동계올림픽 참석을 위한 출국에 앞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경찰청장에게 이같이 주문했다.

정 총리는 “사고에 대한 책임규명 없이 넘어간다면 또다시 유사사고를 초래할 것”이라며 “철저한 원인조사와 책임자 처벌, 유사시설물에 대한 긴급점검, 관련 법령과 제도의 정비, 국민 안전의식 제고 등 부처별 후속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사고에서 후배들을 구하다 희생된 고 양성호 씨를 ‘의사자’로 선정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관련 위원회 개최 등 절차를 신속히 추진하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국토교통부 장관과 소방방재청장에게 “폭설지역의 샌드위치 패널로 된 유사다중 이용시설에 대해 중점적으로 안전점검을 하고, 향후 전국으로 대상을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시설물 안전관리 특별법, 건축법 등 관련 법령이 최근 국내에서도 빈발하고 있는 폭설이나 폭우, 강풍 등 기상이변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 총리는 “해빙기를 맞아 또 다른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건설공사장, 축대 등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시설에 대한 사전 예방점검과 관리대책도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소방방재청은 이날부터 강원 강릉, 경북 포항 등 12개 시·군·구에서 철골, 패널 등으로 시공된 유사시설물에 대한 긴급 안전성 점검에 나섰다. 또 동해안 폭설지역의 전통시장 45곳에 대해서도 시설물의 결함 및 손상발생 여부를 확인키로 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문화·관광·체육시설에 대해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키로 했으며, 안전행정부는 유사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대책으로 안전관련 법령·제도 정비를 서두르기로 했다. 국토부는 사고현장 인근 공장, 학교 체육관, 마트 등 유사한 사고가 우려되거나 사고 발생 시 큰 피해가 예상되는 47개 시설물에 대해 안전성 여부를 긴급 점검할 방침이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