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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외면에서 이탈리아의 디자인 감성이 물씬 풍겼다. 하지만 속은 달랐다. 작은 1.4ℓ 엔진을 달았지만 도로에서 치고 빠지는 운전의 맛을 제공해 주었다. 피아트의 소형차 친퀘첸토C(500C)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탈리아어로 500을 뜻하는 친퀘첸토는 지난 1957년 처음 출시됐다가 1975년에 단종됐으나 2007년 32년 만에 부활했다.

1960∼70년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가장 많이 등장한 모델이기도 하다. 친퀘첸토C는 지붕 개폐가 가능한 컨버터블이다.

지난 3일부터 며칠 간 친퀘첸토C를 타 봤다. 운전석 문을 여는 순간 생각했던 것보다 앞좌석 공간이 넓었다. 운전하는 동안 공간이 좁아 불편하지 않았다.

친퀘첸토C는 단단한 주행감을 선사해 주었다. 한국지엠의 경차인 스파크보다 차체 길이는 45㎜가 짧지만 폭은 45㎜가 넓은 이 차는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요리조리 다른 차량 사이를 민첩하게 빠져나갔다. 최고 출력 102마력, 최대 토크 12.8㎏·m의 힘을 내는 멀티에어 엔진이 전자제어식 6단 변속기와 조합을 잘 이루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차공간이 없을 것 같은 곳에서도 작은 공간을 찾아 주차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소형차로서는 이례적으로 스포츠 주행 모드가 마련돼 있어 다이내믹한 운전 재미도 만끽할 수 있었다. 경쟁모델인 BMW의 미니보다 전체적으로 운전 조종감이나 주행감이 부드러웠다.

추운 날씨 탓에 지붕을 열고 주행하지 않았지만 시험삼아 해본 결과, 지붕 개폐는 15초면 가능했고 시속 80㎞에서도 작동됐다. 친퀘첸토C는 최근 가격을 170만 원 낮춰 3130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유병권 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