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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습관이다 / 박용철 지음 / 추수밭

큰 걱정거리가 없어도 일부러 걱정할 일을 만들기라도 하듯 일어나지도 않은 일, 어쩔 수 없는 일로 자신을 달달 볶아대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힘든 상황에도 주변까지 돌보는 미소천사가 있다. 왜 어떤 사람은 늘 행복하고, 어떤 사람은 늘 불행한가?

이 같은 물음에 대해 정신과 의사로서 다양한 환자들을 접한 저자는 “행동뿐 아니라 감정도 습관이 된다”며 “강력한 파괴력을 지니는 부정적인 감정습관으로부터 벗어나기”를 일깨운다.

뇌는 무의식적으로 익숙한 상태를 필사적으로 유지하려 든다. 자신이 익숙하게 느끼는 감정을 가능하면 오래 끌고 가려 들고 반대로 낯선 감정은 쉽게 잊는 성향이다.

불안하고 불쾌한 감정이 이미 익숙하다면 뇌는 그 상황에서 오히려 안심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스트레스 많은 사람이 술, 내기스포츠에 쉽게 빠져들고, 세인의 주목을 받는 연예인이나 성공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사람 중 우울증이 많은 점도, 이 같은 감정습관으로 설명된다.

저자는 부정적인 감정습관을 수정하는 전략을 소개한다. 스스로 평안감 행복 만족감을 느끼는 특정한 상황과 자극을 떠올리는 것도 좋다. 기분이 좋아지는 노래를 부르거나, 숲속 산책길이라든지 마음이 편해지는 이미지를 상상해보는 식이다. ‘나는 할 수 있어’류의 주문을 외우고, 복식호흡으로 긴장을 푸는 것도 바람직하다. 저자는 하루에 20분 정도 꾸준히 몸과 마음이 편해지도록 시각 촉각 후각적으로 좋은 감정으로 향하는 ‘감정스위치’를 작동해보라고 제안한다.

이 밖에 긍정의 감정을 습관화하기 위한 생활 지침도 눈길을 끈다. 마음과 몸의 미세한 변화를 관찰하며, 일상의 소소한 감정을 느껴보라는 것. 생활 자체가 달라지지 않더라도 자신의 감정을 자주 돌아볼수록 긍정적인 정서가 점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걱정거리를 온종일 의식하기보다 하루 중 ‘걱정하는 시간’을 정해두고 몰아서 생각해보는 것도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는 정신건강에 유효하다. 평소 마음에 떠오르는 걱정과 고민 중 당장 해결해야 할 것을 뺀 나머지 고민거리를 수첩에 적어뒀다가 걱정 시간에 한꺼번에 ‘고민수첩’을 뒤적인다. 이때 걱정 후회 자책의 시간을 갖되 어찌할 수 없는 사항은 제쳐두고 현실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면 걱정거리의 부담이 덜해진다.

감정습관의 변화가 일상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방 정리, 긍정적인 말과 밝고 편안한 표정도 변화를 위한 작지만 의미있는 시도다. 무엇보다 사소한 일상에 감사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작은 즐거움을 느껴보라는 것. 그리고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자신의 비전을 확실히 세우는 태도야말로 부정의 나를 긍정의 나로 바꾸는 출발이라고 이 책은 강조한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