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중에서 민영화할 수 있는 부문은 전부 민영화해야 합니다. ‘개방과 경쟁’ 원칙 없이는 우리나라가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어요.”

윤증현(사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주인이 없는 공기업에서는 경영에 책임을 지는 오너십을 기대할 수 없고, 공공재 이외에는 모두 민간으로 돌려줘야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장관은 박근혜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은 ‘민영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철도노동조합 등 공기업 노조가 민영화를 반대하는 것은 국민의 이익이 침해돼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되기 때문”이라며 “민영화해서 경쟁체제가 되면, 서비스 요금이 내려가고 서비스 질이 크게 향상돼 다수 국민에게 이득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각에서 ‘민영화=악(惡)’으로 규정하려는 데 대해 “이는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장관은 “민영화가 악이라고 주장하는데, 그간의 사례를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며 “대한항공, KT&G, 포스코, KT 등의 기업을 민영화하지 않고 국가가 계속 소유하고 있었다면 이 기업들이 지금의 위상을 가질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공기업의 적자와 부채는 결국 국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점을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정부의 미온적 대응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박근혜정부가 가장 잘못 대응한 것은 ‘우리는 민영화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다짐한 점”이라며 “정부가 노조 등 저항 세력에 부담을 느껴 코레일의 자회사 설립 등 우회적이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공공기관 민영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1000조 원과 정부 부문(정부+공기업) 부채 1000조 원 등 ‘쌍끌이 1000조 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면서 “공기업 및 서비스 부문에서 개방과 경쟁 원칙을 도입해 민간 자본을 끌어와야 우리 나라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