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는 생산 원가를 낮춰 공기업일 때보다 국민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1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철도파업, 무엇을 남겼나’를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철도파업의 영향으로 국민들은 ‘민영화는 나쁜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갖게 됐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민간업자가 가격을 높여 폭리를 취할 것이라는 착각 때문에 국민들이 민영화에 겁을 먹게 된 것”이라며 “공공부문을 민영화하더라도 턱없는 가격으로 요금이 인상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부산을 오가는 저가항공사나 고속버스 요금이 있기 때문에 철도가 설령 민영화되더라도 터무니없이 가격을 올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공공부문은 독점을 보장받기 때문에 고객에게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그 결과 원가는 높고 서비스 품질은 낮아진다”면서 “그럼에도 가격이 무료이거나 저렴한 것은 세금이나 부채로 높은 원가와의 차액을 메우기 때문인데, 이는 국민 부담으로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영화는 생산 원가를 낮추기 마련이고, 경쟁까지 도입된다면 국민 부담은 공기업일 때보다 더 줄어들게 된다”면서 “민영화에 대한 국민 인식이 나쁘기 때문에 공기업 민영화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공기업만 하던 분야에 민간의 진입을 허용해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도파업 관련자 징계나 민·형사상 문책 등 후속조치를 엄정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재광(법학) 선문대 교수는 “책임 없는 사람이 벌을 받아서도 안되지만, 책임 있는 사람이 벌을 받지 않아서도 안된다”면서 “고의적으로 물류를 막아 국가 경제를 흔들고 국민의 발을 묶은 철도 파업에 대해 정당한 공권력이 살아 있음을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점적인 철도운영 탓에 세계 철도시장에서의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은 “지난 110년 동안 국가가 철도산업을 독점해온 결과 해외 철도 수주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편집위원은 “세계 철도 시장이 2009년 207조 원에서 2014년에는 242조 원으로 연평균 2.6%씩 성장할 전망”이라며 “(철도파업 철회 이후 구성된) 국회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철도 산업의 후진성 극복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