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은 특성상 공군·해군보다 노후한 무기들이 많다. 최신 무기 개발과 함께 육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노후한 무기들의 교체가 군의 시급한 과제 중 하나인 이유다.

육군의 일부 보병사단은 1960년부터 생산된 미국의 M48A1 전차를 지난 1970년대 말 도입해 실정에 맞게 개조한 M48A3K 전차를 아직도 사용 중이다. 특히 예비군 소총 중에는 베트남 전쟁 때 사용하던 M-16A1 소총이 대부분이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예비군의 향방작전에는 6·25전쟁 때 쓰던 카빈소총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의 주력 전차는 K1과 K-1A1으로 각각 1000여 대와 500여 대를 운용 중이다. 두 전차는 포 구경이 105㎜와 120㎜인 주포를 장착해 적 전차에 대한 파괴력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육군 보병사단에 배치돼 있는 M48 계열 전차는 90㎜ 주포를 탑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명주기를 초과한 상태에서 운용 중에 있어 수리부속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M48 계열 전차는 북한군의 일부 T계열 전차나 신형 전차인 선군호에 비해 성능도 떨어진다. 육군은 구형 M48 계열 전차를 800여 대 보유 중이다.

육군에 노후 전차가 남아 있는 이유는 K-2 차기전차(흑표)가 M48 계열 전차를 일찌감치 대체했어야 했지만, 파워팩(엔진+변속기) 개발의 국산화 문제로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 이는 북한이 최근 노후 전차 900여 대를 개량해 일선부대에 배치하는 등 꾸준히 성능을 개량하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전시에 소집되는 300여만 명의 예비군들이 사용할 소총의 노후도 심각하다. 한국군은 1984년부터 자체 개발한 K-2 소총을 일선 부대에 배치하면서 이전에 생산된 M-16A1은 예비군 부대로 보냈다. 군 당국은 매년 2만 정가량의 K-2 소총을 일선부대에서 예비군 물자로 돌리고 있지만, 그 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원영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전시에 소집되는 예비군 전력의 중요성을 감안해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