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내용의 ‘통상임금 노사 지도지침’을 다음주 중으로 확정해 각 지방관서에 전달할 예정이다. 당장 3월 시작되는 노사 간 임단협 때까지 관련 근로기준법 조항을 개정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입법 전 산업 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노사가 참고할 수 있는 행정지침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13일 고용부 관계자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을 바탕으로 노사 관계자 및 전문가와 논의해 다음주까지 완성된 지침을 마련, 산업 현장에 내려보낼 계획”이라며 “지침은 현행법에 대한 해석이기 때문에 대법원의 판결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전달될 통상임금 지침에는, 지급기간이 1개월이 넘어도 정기성이 인정되는 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단위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부는 관련 지침이 만들어진 1988년 이후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기조를 유지했으나, 26년 만에 해석을 바꾸게 되는 것이다. 성과급 가운데 최소액을 보장하는 경우 그 금액만큼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고, 명절상여금 등 복리후생비도 특정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근무기간을 반영해 지급된다면 이 또한 통상임금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통상임금에 대한 근로기준법 개정은 오는 2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산하 임금근로시간특별위원회가 발족한 이후 본격 논의된다. 앞서 정부와 노사정위는 통상임금을 포함한 임금체계 개편 논의 창구를 노사정위로 일원화하기로 정하고, 이를 청와대에 보고했다.

최현석 고용부 임금근로시간개혁추진팀장은 “2∼3월 임금근로시간특별위 논의를 바탕으로 개정안을 마련하고, 4월 정기 국회에서 이를 통과시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는 22일 한국노총 신임 위원장 선거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에 복귀할지는 미지수여서, 현재로서는 임금근로시간특별위의 발족부터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