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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 이후 임금 급등과 기업들의 한국 이탈 러시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1987년 이후 임금이 크게 올랐고, 값싼 노동력을 찾아 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국내 투자가 부진했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정근(사진) 아시아금융학회장(고려대 교수)은 13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NEW 갑오개혁 2014, 혼란을 넘어 선진화로’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정기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판결로 1987년 이후와 같은 임금 급등과 기업 해외 탈출 러시 가속화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저성장기 진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경제성장률 하락의 주요 원인은 투자부진으로, 1992년 이후 투자가 성장을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회장은 “1990년대 들어 투자가 부진했던 가장 큰 요인은 1987년 민주화 이후 발생한 임금 급등 때문”이라며 “1988∼1993년 사이 연평균 20%가량 임금이 올랐는데, 실증 분석 결과 임금 10% 상승은 투자를 8%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오 회장은 특히 “저성장으로 초래된 소득분배 구조 악화, 중산층 붕괴와 함께 지난 2012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거치면서 포퓰리즘 요소가 강한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담론이 대두돼 한국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면서 “과도한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및 통상임금 등 노동현안으로 한국 경제가 성장과 추락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기업투자 위축으로 인한 성장 둔화→분배구조 악화→분배욕구 재비등’의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경우 한국 경제는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 회장은 “한국 경제가 선순환 구조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기업 투자 환경 개선이 최선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대립적이고 투쟁적인 노사관계보다는 협력적이고 타협적인 한국형 노사관계 정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