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한국사 교학사 교과서를 복수 채택한 전북 전주시 상산고등학교가 7일 최종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전국 2352개 고교 중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는 13개 에 불과했지만 이마저도 진보진영의 조직적 협박으로 12개 학교가 채택을 철회하면서, 마지막 남은 상산고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상산고는 6일 ‘균형 잡힌 역사교육’을 위해 2종(교학사·지학사) 교과서 복수 채택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날 한국사 담당교사 및 보직교사들의 회의 및 의견 교환과 7일 학교 운영위원회 자문을 통해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산고까지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을 철회할 경우 교학사 교과서로 한국사를 배우는 학교는 단 한 군데도 없게 된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부 비판처럼) 교학사가 우편향 교과서라면 지학사는 좀 다른 시각으로 씌어 있어 역사교과서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두 출판사의 교과서를 복수 채택했다”고 말했다. ‘수학의 정석’ 저자이면서 상산학원 건학자인 홍성대 이사장도 “균형 잡힌 교육을 하고 싶어서 2종을 복수 선정했다고 들었다”면서 “학생들이 진보 또는 보수로 가는 것은 (졸업 뒤) 그들의 자유”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산고가 복수 채택을 최종 결정한다고 해도 교학사 교과서를 단독으로 선정한 고등학교는 단 한 곳도 없게 됐다.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던 전국 13개 고등학교 중 상산고를 제외한 12개교가 외부의 압력에 결국 철회 결정을 내렸다. 연일 지속된 시위와 경기·전북도교육청의 감사 착수 등의 압력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이에 교학사는 압력을 가한 진보단체 등을 상대로 한 소송 등을 검토중에 있다. 교학사 관계자는 “한국사 교과서 제작과 관련된 금전적 손해보다는 정상적인 교과서 선정 과정이 무너졌다는 데에 깊은 절망을 느낀다”면서 “소송 등 법적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중에 있다”고 말했다.

교학사 교과서의 저자인 이명희(역사교육학) 공주대 교수도 대응방안에 대해 여러 단체 등과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법적인 절차에 의한 결정을 번복하게 만든 것은 헌법상 양심 실현의 자유를 탄압한 불법 행위이자 새로운 형태의 테러”라면서 “이 같은 행위가 받아들여지는 사회에서는 역사에 대한 토론과 재평가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주 = 박팔령·유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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