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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 개정으로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급속화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재계는 여전히 외국인들에 대한 일상생활이나 경제활동에 제약이 많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외국인이란 이유만으로 신규 투자는 물론, 일상생활에서까지 제약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외촉법 개정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후속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외국인 국내 투자자들은 한국의 각종 규제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코트라가 국내 거주 외국인 투자 기업 경영인 200명을 대상으로 애로를 조사한 결과 한국 투자 때 우려 요인으로 응답자 13%가 ‘정부 규제 및 투명성’을 꼽았다. 이는 ‘경영환경’(30%)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현재 규제개혁위원회에 정식 등록된 외국인 관련 규제만 해도 39건에 달한다. 거주지나 토지 거래 등에 대한 제약이 대표적이다. 법무부 장관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국내 체류 외국인에 대해 거소 또는 활동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외국인토지법은 외국인이 특정 지역의 토지를 매매할 경우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의 허가를 사전에 받도록 하고 있다.

각종 규제 탓에 대규모 외국인 투자를 눈앞에서 놓친 사례도 많다. 덴마크의 세계적인 완구업체 레고그룹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레고그룹은 경기 이천시에 ‘레고랜드’를 추진했으나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관광지 조성면적 규모 등 규제에 맞닥뜨리며 조성이 무산됐다. 결국 레고그룹은 독일에 투자했다.

디즈니랜드 역시 경기 과천시에 테마파크 건립을 타진했으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규제에 가로막혀 홍콩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신세계첼시나 소닉스재팬의 부산 태양전지 공장 등 한국 투자에 성공은 했으나 우여곡절을 겪은 기업들은 수두룩하다.

사정은 경제자유구역도 마찬가지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외국인 카지노와 리조트 등이 들어서는 영종 복합 카지노 리조트 건립 사업은 주변 지역에 마이스(MICE·기업회의, 인센티브 관광, 국제회의, 전시회) 산업이나 건강·의료 분야 추가 투자를 계획하는 잠재적인 외투 기업들이 줄을 서 있다”면서 “무엇보다 정부의 선제적인 의지가 중요한데 지난해 사업 허가가 나지 않아 다시 신청해 놓고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도 규제 완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13일 제4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상급 종합병원의 외국인 병상 규제(5% 미만)를 완화, 외국인환자 입원 병상 수를 현재 2000개에서 45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경제자유구역 등에 외국 교육기관이 국내 학교법인과 합작해 분교 등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영리법인인 제주국제학교의 잉여금 배당을 허용키로 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