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새해 첫 브리핑에서 대북정책의 목표를 비핵화로 강조하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앞으로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진정성 있는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경우 올해에 의미 있는 6자회담의 재개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2일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아직까지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면서 “북한에 대해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비핵화로, 어떤 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앞으로도 북한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입장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북·미 상호 불가침 조약 체결 등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보인다.

하프 부대변인은 지난해 12월 31일 존 케리 국무장관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논의가 있었는가’란 질문에 대해 “북한 문제는 중국과 계속 대화하는 주제”라면서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28∼29일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미국 방문 이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7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했지만 한국과 미국은 ‘선(先)비핵화 조치’가 빠져 있다고 보고 사실상 거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