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경련에 ‘창조·협동·번영’ 휘호…준공식 직전 서거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서울 여의동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축회관 준공식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박 대통령은 물론,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전경련의 인연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과거 전경련회관 준공식 참석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부친의 뜻을 딸인 박 대통령이 34년 만에 지키게 된 인연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과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다. 무엇보다 강했던 박 전 대통령의 경제 개발 의지와 1961년 경제인들의 종합경제단체인 전경련 태동부터 그 취지와 뜻이 같았던 것이다.

1970년대 후반까지 전경련은 자체 건물이 없었지만 1979년에야 비로소 ‘집’을 마련하게 됐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재계 대표 단체라는 위상에 걸맞게 제대로 된 집을 가져야 한다”면서 회관 신축을 강력하게 추진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정 명예회장은 회관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친필 휘호를 부탁했다. 또 그해 11월 16일 준공식 참석도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은 ‘創造(창조), 協同(협동), 繁榮(번영)’이라는 휘호와 함께 준공식 참석도 흔쾌히 수락했다. 전경련은 박 전 대통령의 휘호를 새긴 휘호석도 제작했다. 그런데 전경련회관 준공식 행사를 20일가량 앞둔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이 갑자기 서거하면서 전경련회관 준공식 참석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전경련은 새 건물 준공식에 박 대통령 초청을 앞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초청하고 싶지만, 부친인 박 전 대통령의 아픈 기억을 되살리는 ‘누’를 끼치는 것이 아닌지 고심했던 것. 전경련은 전경련 신축회관 준공에 맞춰 박 전 대통령의 휘호석도 현재 정문 앞쪽으로 옮겨 설치했지만 박 대통령이 준공식에 참석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조심스러운 전경련의 초청에 박 대통령이 응하면서 부친인 박 전 대통령이 지키지 못했던 약속은 34년 만에 지켜지게 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박근혜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인 ‘창조경제’와 박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 첫 구절 ‘창조’가 같다는 점도 이채롭다”고 말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

문화일보

문화일보

박정희 전경련에 ‘창조·협동·번영’ 휘호…준공식 직전 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