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財界 = 개혁대상’ 인식 벗고 ‘경제살리기 동반자’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방문한 것은 경제·민생 중시를 강조하기 위한 하나의 상징적 행보로 보인다.

특히 최근 집중적으로 행하고 있는 ‘경제 살리기 올인’ 행보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취임 직후 강력한 경제민주화 기조 속에 형성됐던 ‘껄끄러운’ 분위기를 해소하고 대기업이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창조경제 구현 등 적극적인 경제 활성화에 나서도록 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 대통령의 이날 방문은 전경련 신축회관 준공식을 계기로 이뤄진 것이지만, 또 다른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의 전경련 방문이 당선인 시절이었던 지난해 12월 26일 이후 거의 1년 만이자 대통령 취임 후로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미국 방문 때인 지난 5월 8일, 중국 방문 때인 6월 28일 각각 경제사절단으로 수행한 대기업 총수들과 간담회를 했고 8월 28일에는 대기업 회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었다. 하지만 이들 간담회는 모두 전경련 회관이 아닌 곳에서 이뤄졌고, 간담회 대상자도 ‘경제사절단’이나 ‘대기업 회장단’이었지 ‘전경련 회장단’이 아니었다.

따라서 이번 방문 자체가 대기업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박 대통령이 대기업을 ‘개혁의 대상’에서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의 주역’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올 하반기부터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하반기 국정운영 기조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도출하는 데 맞추면서 투자 활성화와 이를 위한 규제 개혁 쪽으로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겼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에서도 박 대통령은 올 한 해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기업들의 노력을 격려하고 앞으로도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연구·개발(R&D) 확대를 포함한 창조경제 구현, 중소협력사의 해외 동반진출 지원 등을 당부했다. 경제계나 경영계에서는 이에 대해 박근혜정부 출범 직후와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으로서 처음으로 경제단체인들을 만났던 지난해 12월 26일 중소기업중앙회 → 소상공인단체연합회 → 전경련 순으로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중기협 방문 때에는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 그래서 제가 제일 먼저 왔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간담회 때에도 박 대통령은 “당선 순간 여러분 생각이 제일 많이 났다”고 했지만 전경련 간담회에서는 냉랭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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