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16일 “우리의 양적완화 정책에 시간 제한은 없다”며 “특별히 새로운 결정을 내리지 않더라도, 2%의 물가 상승 목표가 달성되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때까지 현재의 양적완화 정책은 계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 출범 1주년을 맞아 진행된 파이낸셜타임스(FT) 아시아판 인터뷰에서 “현 상황에서 (양적완화 외에) 다른 정책적 수단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양적완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2015년까지 2년간 2%의 물가상승률을 달성한다는 목표와 관련해 “순간적으로 2% 목표를 달성하고 다시 1% 수준으로 떨어지는 식이라면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며 물가상승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이 장기적으로 추진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구로다 총재는 일본의 경제상황이 최근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려 하고 있는 미국·영국 등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영국이나 다른 나라들은 기대 물가상승률을 안정적으로 2%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나라들이지만, 우리는 기대 물가상승률을 2%로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양적완화라는) 수단은 상당히 비슷하지만, 목표는 약간 다르다”고 설명했다. 아베노믹스의 ‘첫 번째 화살’로 불리는 양적완화 정책을 진두지휘하면서 거둔 성과에 대해서는 “중간쯤까지 왔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최근 물가 상승률이 0.9%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고 평가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