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한 국내 특허 소송 2차전에서 패소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독일에서 진행된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 승리해 ‘1승1패’가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 심우용)는 12일 삼성전자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낸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에서 “애플이 삼성전자의 상용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3개의 자사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상용특허 3건 중 2건은 진보성을 인정할 수 없고, 나머지 1건도 애플의 선행 발명과 비교해 그 구성을 완비했다고 볼 수 없다”며 모두 기각했다.

삼성전자가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특허는 ▲복수의 수신 문자메시지(SMS)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연속 출력(700 특허) ▲SMS 작성 중 전화번호 검색 시 화면 분할을 통해 문자 분실 방지(808 특허) 등이다.

침해대상 제품은 애플 아이폰4S, 아이폰5, 아이패드4, 아이패드 미니 등이다.

재판부는 ‘700 특허’에 대해 “수신메시지들 사이 수신 시간 차이를 비교해 하나의 그룹으로 묶는 발명인데 애플의 아이패드4, 아이패드 미니 등은 수신메시지뿐 아니라 송신메시지도 포함돼 있고, 특히 하나의 그룹을 결정짓는 단문메시지가 송신메시지인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제품은 셀룰러 프로토콜 기반의 SMS를 주고받을 수 없고 i메시지는 애플 아이디를 부여받은 사람들 사이에서만 주고받을 수 있어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독일 만하임 법원은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키보드 언어선택 관련 특허(EP’859) 침해 청구를 기각했다. EP’859 특허는 각국 언어의 자음·모음 세트를 언어별로 저장하는 메모리를 구비하고 메시지 작성을 위해 원하는 언어 세트를 선택하는 기술이다. 재판부는 이 특허에 앞서는 선행기술이 있다는 점에서 이 특허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애플이 재판 과정에서 일부 수정한 청구항들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애플이 내세운 EP’859 특허는 본래 2년 뒤인 2015년 7월 만료될 예정인 특허다. 애플은 2011년 6월 16일 삼성전자가 자사 특허 6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날까지 3건의 특허를 삼성전자가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