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5K, 광주비행단 임시 배치하면 對北 억지력엔 구멍 안생기나

이어도 상공에서 벌어질 공중전에 대비하기 위해 군 당국은 유사시에 대구 제11전투비행단에 배치된 F-15K 전투기를 ‘임시전개’ 형태로 광주 제1전투비행단에 두는 방안을 세웠다. 임시전개란 전투기와 조종사, 정비사 등 최소 인력을 별도의 기지에 배치해 긴급출격에 대비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 대북 억지력과 전력에 공백이 생길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10일 “제1전투비행단에는 F-15K 전투기의 정비시설 및 군수지원시설이 없지만 이어도와 가까워 유사시 작전이 용이하다”며 “기지를 이전하면 비용이 많이 들어 임시전개 형식으로 배치계획을 세워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군이 계획하고 있는 F-15K 전투기의 임시전개 규모는 편대급(2∼4기) 이상으로, 군 당국은 전투기의 피로도에 따라 순환전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의 일부 전력이 대구에서 광주로 전개돼도 대북 억지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공군은 경기 수원(제10전투비행단)과 강원 강릉(제18전투비행단)에 F-4 전투기를 배치해 전초기지 형태로 운영하고 있으며, 충남 서산(제20전투비행단)과 충주(제19전투비행단)에는 KF-16 전투기를 배치해 북한의 수도권 및 해안 지역 공습작전에 대비하고 있다.

F-15K 전투기 60기는 대구 제11전투비행단에만 배치돼 있다. 북한 지역으로의 대응시간을 보더라도 대구와 광주는 비슷한 시간대에 출격이 가능하다.

공군 관계자는 “북한 전투기의 기습시 수원과 강릉에서 비상출격을 하고, F-15K는 전략목표 폭격 등이 주임무다”고 말했다.

F-15K 전투기의 제1전투비행단 임시전개와는 별도로, 공군 내에서는 ‘제주 비행기지’ 건설의 필요성이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F-15K 전투기가 보조 연료탱크를 달더라도 공대공 미사일 및 공대지 미사일 등으로 중무장을 하면 이어도 상공에서 20여 분밖에 작전을 펼칠 수 없고, 공대공 미사일로만 경무장을 해도 40분도 작전을 펼칠 수 없다.

공군 관계자는 “기지를 대구에서 광주로 이전해도 이어도 상공에서 머물 시간은 5분 정도밖에 늘지 않는다”며 “F-15K 전투기가 제주에 배치되면 대구에 있을 때보다 체류시간이 20분 이상 늘어나고 왕복 시간도 짧아져 대응작전이 더 용이하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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