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10일 오후 국방부에서 유관기관 회의를 열어 정부의 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 선포 이후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민간항공기의 운항 시 주변국과의 외교 협의 방향 등을 집중 논의한다. 특히 중·일 등 주변국과의 마찰과 충돌로 인한 민간인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호 사전통보하는 방안 등을 집중 협의하고 이를 외교 채널을 통해 교섭하는 문제를 토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민간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통보 여부를 결정하도록 지침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부와 청와대, 총리실, 외교부, 국토교통부 등이 참여해 해·공군 대응 및 외교 협의 등을 복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군 당국은 이어도 상공에서의 해군 해상초계기(P-3C) 활동을 주 2∼3회에서 매일 1회로 늘렸지만 이어도 해역·상공에서 중국과 일본의 전투기나 함정이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이를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선 외교 당국의 대응과 민간 항공기 운용 등도 논의한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이 KADIZ를 인정하지 않으면 자칫 고립될 수 있어, 외교 당국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국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며 “이어도 일대를 지나가게 될 민간 항공기의 안전 여부에 대해서도 향후 대응 수준을 매뉴얼화해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도 상공은 정부의 비행정보구역(FIR)에 포함돼 있어 상하이(上海) 공항관제소에 별도로 통보하지 않았지만, 중국의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 후 민간 항공사들이 운항안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군 당국은 오는 2028년까지 신형 이지스함 3척을 추가 건조하기로 결정하면서 독도·이어도 함대 구성에 탄력을 받게 됐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신형 이지스함을 추가로 3척 더 건조해 2028년에는 6척의 이지스함을 운용하기로 했다”며 “신형 이지스함은 스텔스 공법을 확대 적용하고 레이더 체계를 발전시켜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군은 세종대왕함과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 등 배수량 7600t급 이지스함 3척과 4000t급 구축함 6척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합참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KDDX)에 대한 소요 결정을 내려 5000t급 이지스함 6척에 대한 소요도 결정한 바 있다.

합참의 전력 증강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해군은 2030년대 초반에 18척의 대형 함정을 보유하게 돼, 독도와 이어도에서 작전을 펼칠 수 있는 함대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신형 이지스함 확보는 대북 억제전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