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당·반혁명 종파행위 등을 이유로 숙청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후 군사재판을 거쳐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인 점을 감안해 처형을 피할 것이란 분석이 많지만, 이례적인 숙청 과정과 지금까지 드러난 김 제1위원장의 성향을 감안하면 전격적인 처형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북한은 장성택의 숙청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종파행위부터 여자 문제까지 다양한 범죄사실을 상세히 열거한 데 이어 9일 전격적으로 잡혀가는 장면까지 공개했다. 장성택의 죄목 중 하나인 종파행위는 북한에서 가장 중범죄로 취급한다. 이것으로 미뤄 볼 때 아무리 장성택이 김 제1위원장과 친·인척 관계로 엮인다 해도 최소한 정치범수용소에서 노동형에 처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로선 장성택은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져 말년을 고립된 채 힘들게 보낼 가능성이 크다.

애초 김 제1위원장의 고모이자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의 존재를 감안해 처벌이 정치적 유배 정도에서 그칠 것이란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으며, 처형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장성택의 숙청이 김 제1위원장의 1인 독재 구도를 굳건히 하기 위한 정치적 숙청의 성격이 짙은 데다, 다른 간부들에게 본보기를 보여 자신의 정통성 확보와 체제 공고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는 만큼 전격적인 처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앞서 장성택의 최측근이었던 리룡하 당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은 같은 혐의로 공개 총살됐다.

해외에 체류하고 있던 장성택의 가족들이 긴급 소환되고 있는 점에 비춰 볼 때 친·인척에 대한 처벌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지만 부인인 김경희의 경우 처벌을 피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미 장성택과 별거 생활을 한 지 오래인 데다 김 제1위원장의 고모인 점을 감안해서다. 김경희가 실제로 김 제1위원장의 후견인,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경우처럼 장성택과 자연스레 강제 이혼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