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1월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당크디자인하우스(당크)’ 사무실에서 이진호(왼쪽) 외환은행 기업고객부 부장이 이 회사 구선모 상무와 당크의 수출 대금 환율 리스크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지난 11월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당크디자인하우스(당크)’. 본사 쇼룸에 들어서자 이 회사에서 디자인하고 만들어 판매하는 화려한 넥타이와 고급스러운 스카프, 지갑 등의 액세서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당크는 최근 국내 토종 브랜드로는 드물게 해외 고가 브랜드와 국내 대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고급 액세서리 시장에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달 초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해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외환은행은 당크의 미국 진출을 초기 단계부터 돕고 있는 파트너다. 이날 이진호(51) 외환은행 기업고객부 부장은 11월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케이소호 베벌리힐스(K.Soho Beverlyhills)’에 입점한 당크의 판매 실적 등을 점검하기 위해 회사를 찾았다. 케이소호 베벌리힐스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설치한 정책 매장으로 국내 우수 생활용품, 가방, 화장품, 액세서리 생산 중소기업들이 입점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당크도 중기중앙회가 선정한 여타 중소기업 업체들과 함께 이곳에서 미국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이 부장은 당크의 구선모(46) 상무에게 미 현지 매장에서 당크의 판매 현황에 대해 물었다. 구 상무는 “첫째 주에만 3000달러(약 317만 원) 이상 판매했다는 현지 보고를 받았다”면서 “이런 분위기면 12월 중에 2차 주문이 진행될 것”이라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외환은행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미국 수출이 훨씬 힘들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당크는 이미 국내 저명한 최고경영자(CEO)들 사이에서 ‘한국의 페라가모’라고 입소문이 날 만큼 우수한 제품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사실 해외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중소기업이 수출에 필요한 외국 현지의 창고, 유통망, 서비스망 등을 구축하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외국 대형 유통매장은 결제대금을 최종적으로 소비자 판매가 완료된 이후 지불하기 때문에 수출 자금 조달 등 유동성 부문에 대한 부담도 컸다.

하지만 이들은 외환은행을 만나면서 수출 장벽에 대한 고민을 한결 덜게 됐다. 외환은행은 올해 초 창조금융의 일환으로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중기중앙회,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협의에 나섰다. 3자는 지난 8월 ‘중소기업 해외대형유통매장 진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중기중앙회는 미국 현지에 법인 회사를 세워 창고 임차 및 현지 수입업체 확보, 수출중소기업체 선정에 나섰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수출채권에 대한 50%의 수출보험 지원을, 외환은행은 수출중소기업의 대출 지원 업무를 맡았다.

협약에 따라 외환은행은 10월 ‘K-biz(케이비즈) 파트너론’이란 수출입 금융상품을 출시했다. 대부분의 수출입 금융상품은 해외 수입업체가 부도 등의 문제를 일으키면 수출업체가 대신 책임을 지게 하는 소구권을 행사하지만 외환은행은 소구권을 없애 수출중소기업들의 부담을 경감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특별출연금을 재원으로 중소기업 수출보험에 대해 1년간 보험료의 70%도 지원하기로 했다.

K-biz 파트너론은 11월 현재 당크를 포함한 3개의 중소기업에 17만 달러의 수출 자금을 지원했다. 중기중앙회가 58개 수출예비기업을 선정한 만큼 앞으로 관련 상품 실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외환은행은 정부 창조경제의 핵심은 중소기업 성장 발전에 있다고 보고 금융이 이들의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금융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K-biz 파트너론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협력기업의 동반성장문화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다함께성장론’이란 대출 상품도 선보였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재 외환은행과 거래 중인 주요 대기업과 업무협약 체결을 협의 중에 있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이들의 동반성장문화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 기획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