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국내공장이 걸핏하면 신차 투입이나 생산물량 이전, 증산 등을 놓고 노조에 발목이 잡혀 생산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반면, 해외공장은 노조의 협조속에 생산성이 나날이 올라가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5공장에서는 지난 2004년 투싼 생산라인에서 증산설비를 갖추고도 UPH(시간당 생산대수)조정과 관련해 노조측이 컨베이어수당 지급 등을 요구하며 반발, 6개월 동안이나 증산시설을 가동하지 못했다. 또 2006년 아산공장에서 생산되는 NF쏘나타 생산물량의 1공장 일부 이관건은 노조의 반대로 2년동안 마찰을 빚다 결국 무산됐으며, 같은해 3공장에서는 신차인 아반떼HD 투입이 노조와의 마찰로 39일간 늦어졌다.

지난 2012년에는 5공장내 에쿠스와 제네시스 생산량을 증대하려 했으나, 인력 투입에 대한 노조측의 반발로 70일동안 생산차질이 발생하는 등 현대차의 모든 공장이 신차 투입 및 생산조건을 바꿀 때마다 노조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현대차 해외공장은 생산과 관련해 노조의 반대로 차질을 빚는 경우는 한 번도 없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베이징(北京)현대차의 경우 지난 2008년 2공장 생산물량 증가로 1공장에서 소요 인원의 70%를 충원하는 과정에서도 한국의 노조와 같은 공회가 적극적인 협조를 했다. 또 지난 2009년엔 1공장 차체라인의 작업자 전환배치를 불과 10일 만에 해결하기도 했다. 또 체코공장도 신차를 투입하거나 맨아워(1인 1시간의 노동량) 조정시 노조에 사전 통보만 하면 가능할 정도로 노사관계가 유연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공장의 생산성도 해외공장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국내공장의 HPV(차량 한 대당 투입시간)가 30.5시간인데 비해 러시아 18시간, 베이징현대차 18.8시간, 체코공장 16.2시간, 미국공장 15.4시간 등으로 나타나는 등 해외공장의 생산성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최근 현대차 체코·러시아공장에 다녀온 결과 이들 공장은 작업 유연성은 물론, 시장변동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고, 노조도 이에 대한 이견이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런 가운데 울산공장에서는 1000억 원을 투자해 시설을 구축해놓고도 노조의 거부로 수 개월 동안이나 시설을 제대로 가동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고 말했다.

울산 =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