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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찌꺼기로 발열성 높은 커피탄을 만들어 캠핑용·구이용 연료로 판매하면 어떨까. 폐가구의 원목은 오랫동안 잘 건조됐기 때문에 고품질의 스피커 울림통의 재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또 결혼식을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하면 비용도 절약하고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20일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진행된 ‘2013 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고 실제 사업화의 기회를 갖게 됐다. 고용노동부가 ‘착한 아이디어가 따뜻한 세상을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개최한 경연대회에서는 전국에서 출전한 1119개 팀 가운데 예선을 통과한 419개 팀이 경쟁을 벌였다. 소셜벤처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벤처기업을 뜻한다.

참가팀들은 창업, 일반 아이디어, 글로벌, 청소년 아이디어 등 4개 부문으로 나뉘어 사업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PT)으로 경쟁을 벌였다. 심사기준으로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이해와 아이디어 참신성, 실현 가능성 등이 제시됐고, 각 부문별로 대상 1개 팀, 최우수상 2개 팀, 우수상 3개 팀, 장려상 4개 팀 등 모두 40개 팀이 선정됐다.

창업 부문 대상은 쓰레기로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해 커피탄으로 만들어 인체에 무해한 연료로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제시한 ‘커피팩토리’ 팀이 차지했다. 이 팀에는 부상으로 3000만 원의 상금과 함께 내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의 우선 선발권이 주어졌다.

일반 부문에서는 합리적 비용으로 개성 있는 소규모 결혼식을 연출하는 사업계획을 구상한 ‘최게바라 기획사’가 대상을 받았다. 또 글로벌 부문에서는 초경량 고밀도 나일론 소재로 실내난방텐트를 만드는 아이템을 제시한 ‘바이맘’ 팀이 대상을 차지했다. 또 고등학생 대상 청소년 부문에서는 ‘비크’팀이 폐가구로 스피커를 제조해 문화소외계층에 오디오 시스템을 지원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해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해로 5년째를 맞는 소셜벤처 경연대회는 미래의 사회적기업가를 위한 등용문으로 통한다. 저소득층 자녀에게 무료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부의 신’ 강성대 대표는 2009년 대상 수상자이고, 저가 보청기를 공급하는 기술을 개발한 ‘딜라이트 보청기’의 김정현 대표는 2010년 대상을 받았다. 또 악성댓글을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시지온’의 김미균 대표는 2010년 최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이들 소셜벤처 기업가들이 이번 수상자들의 멘토가 되기로 해 주목을 받았다.

방하남 고용부 장관은 “소셜벤처의 착한 아이디어가 따뜻한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소셜벤처 창업의 꿈을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박영출 기자 ev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