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에 실패한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는 없습니다. 소나무가 우리 산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일본보다 훨씬 높고, 민·관의 방제 의지 또한 강해서 잘 대처하면 충분히 잡을 수 있습니다.”

김현수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은 19일 소나무 재선충병을 사람들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소나무 재선충병 피해 확산 현상에 대해 “기후적인 요인도 작용하지만 중요한 것은 과학적인 방제 전략과 추진 의지”라며 “확산의 주범은 결국 해충이 아닌 인간이므로 인위적 관리를 강화하면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소나무 재선충병에 대해 “사람들이 손쓸 수 있을 때 빨리 처치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1905년 첫 발생 이후 근 70년 동안 재선충병의 발생 원인을 몰라 소나무 면적이 7%에서 3%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속수무책이었지만 우리는 아직 컨트롤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다만 암이 사방으로 전이되면 손을 쓸 수 없듯 재선충병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해 확산되기 전에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나무는 우리 산림의 23%를 차지해 재선충병을 방치할 경우 생태계 전체가 크게 교란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남방계 곤충인 솔수염하늘소는 황소개구리나 배스처럼 토착 생태계를 파괴하고 씨를 말리는 외래종으로 생태계 보호 차원에서 철저하게 방제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현재 경북 영덕·구미, 대구, 전남 순천 등지를 연결하는 방어선의 북쪽으로 매개충이 이동하지 못하도록 항공 방제 등을 통해 확산을 저지하고 있다”면서 “기존 감염지역에 대한 완벽 방제에 성공할 경우 내년을 고비로 획기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