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4일 경기 화성시 동탄면 테크윙 사옥에서 이승화(오른쪽) 연구원과 김명진 선임 연구원이 반도체 메모리 검사 장비인 ‘테스트 핸들러’의 성능 개선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화성 =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지난 4일 경기 화성시 동탄면 테크윙 본사. 반도체 메모리 검사 장비인 ‘테스트 핸들러’ 국내 1위 업체인 테크윙 입사 6개월 차인 신입사원 이승화(27) 연구원이 김명진(36) 선임 연구원과 장비의 움직임을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테스트 핸들러는 반도체 검사 장비로, 반도체 메모리의 마지막 공정 단계에서 양품과 불량품을 구분해 내는 기계다.

이 연구원은 테스트 핸들러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장비가 불량 메모리 반도체를 정확히 잡아내는 데 필요한 실행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이날도 이 연구원은 김 선임 연구원과 테스트 핸들러의 온도, 이동 속도, 움직임 등을 꼼꼼히 체크하며 소프트웨어 개발에 여념이 없었다. 김 선임 연구원은 이 연구원에 대해 “입사한 지 6개월밖에 안 됐는데 고객사에 파견 근무를 보내 장비 프로그램 수정을 맡길 만큼 실력이 대단하다”면서 “중소기업은 사람이 재산인데 회사가 인재 발굴을 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뛰어난 실력으로 회사 내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이 연구원은 지난 4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를 통해 테크윙에 입사하게 됐다. 당시 KB굿잡 취업박람회는 참석자들로부터 ‘뷔페식 맞춤형 취업 박람회’라는 평가를 들을 만큼 다양한 구인·구직자가 참여한 대규모 박람회였다. 한국무역협회, 해외건설협회, 벤처기업협회,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등 국내 대표 협회들이 9만여 개의 회원 기업 중에서 엄선한 250여 개의 우수기업들이 참여했고, 총 2만2000여 명의 참석자들이 박람회에 모였다. 10대에서부터 은퇴 준비자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대의 구직자들은 ‘고졸채용 현장 면접관’ ‘은퇴설계 프로그램 상담관’ ‘KB히든스타500기업관’ 등을 통해 구인 정보를 얻었다.

이 연구원은 취업 준비생으로 지내던 지난 4월을 회상하며 “KB굿잡 취업박람회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하기 위해 발품을 많이 팔았다”면서 “각종 채용 박람회와 기업 설명회 등을 빼놓지 않고 찾아다녔는데, KB굿잡 취업박람회가 규모도 크고 가장 체계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대학에서 정보제어공학을 전공한 그는 미리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등을 꼼꼼히 준비한 다음 박람회 당일 테크윙 관계자들을 만나 자신의 열정과 능력을 알렸고,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연구원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튼실한 중소·중견 기업에 입사해 역량을 키우고 싶었다”면서 “신입이지만 책임과 권한이 따르는 업무를 처리하면서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테크윙 역시 KB굿잡 취업박람회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형석 테크윙 인사총무팀 대리는 “테스트 핸들러 판매 국내 1위이고, 대기업 못지않은 연봉을 제공하는 견실한 기업이지만 중소기업 특성상 채용이 쉽지 않다”면서 “공개채용을 진행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대기업 채용 일정에 따라 지원자가 빠져나가기 일쑤”라고 말했다. 그는 “KB굿잡 취업박람회는 구인난에 빠진 중소기업과 구직자가 만나는 기회의 장”이라며 “앞으로도 취업 박람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보석 같은 인재들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는 ‘좋은 일자리’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실력과 창의력을 겸비한 인재들이 ‘히든 챔피언’이 될 만한 중소·중견기업 현장에서 일할 때, 신성장 동력 발굴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2011년 시작한 KB굿잡 취업박람회는 지난 9월 대전에서 열린 6번째 박람회까지 총 4만8000여 개의 일자리 정보를 제공했다. 실제 박람회를 통해 채용된 인원은 2011년 982명에서 2012년 1306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4월 박람회를 통해서만 904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김중관 KB국민은행 KB굿잡팀 팀장은 “대전에서 열린 6번째 KB굿잡 취업박람회는 비수도권 지역에서의 박람회 개최, 이공계 중심의 창업 컨설팅, 창업 기업의 성장 동력 지원을 위한 금융 상담 등으로 창조경제의 밑거름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앞으로 박람회가 창조경제 성장 동력을 지원하는 취업·창업 페스티벌이 될 수 있도록 지역기반 산업 및 유관 기관과 협업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KB굿잡 취업박람회 외에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 ▲벤처·창업 초기기업 투자 지원을 위한 펀드 결성 ▲기술 중심 금융지원 강화를 위한 보증기관 특별출연 ▲창조기업 지원을 위한 대외기관과의 협력 강화 등에 발벗고 나섰다. 벤처 창업 지원 펀드는 국민은행과 KB인베스트먼트, 외부 투자 등을 통해 총 350억 원 정도로 출연할 계획이다.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의 보증기관에는 1500억 원의 특별 금액을 출연해 중소기업 유동성 공급확대 및 금융비용 완화를 제공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또 대한상공회의소·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IT여성기업인협회 등 대외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창의적 인재 양성 및 신성장 동력 발굴에 각종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화성 =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