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당국은 ‘이석기 경호팀’의 활동이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의 내란음모 혐의를 밝히는 데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구체적인 내용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경호팀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전쟁이 임박했다고 판단한 직후인 지난 4월 결성돼 곧바로 산악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안당국은 이 같은 경호팀의 활동을 내란음모를 꾸미는 구체적 활동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 경호팀 구체적 활동 파악 주력 = 국가정보원과 검찰은 이석기 경호팀과 관련해 ‘CNP그룹 상반기 평가서’라는 문서를 확보한 상태다. CNP그룹은 이 의원이 국회의원이 되기 전 운영하던 회사로 현재 CN커뮤니케이션즈(CNC)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 문서에는 CNC 직원 송모(44) 씨를 중심으로 경호팀을 30명 규모로 꾸리고 ‘주 3일 체력훈련, 월 1회 산악훈련, 월 3회 사상학습’을 진행한다고 돼 있다.

공안당국은 또 경호팀의 ‘총화서’ 문건을 확보하고 총 세 차례 산악훈련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총화서에는 “산악훈련을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훈련은 서북능선에서의 훈련이었다. 눈이 녹아 걸을 때마다 푹푹 내려앉는 환경 속에서 동요하는 마음이 생겼다” “당면 전쟁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브이님(이석기)을 보위하는 것이고, 유력한 방도는 육탄이 되어 브이님을 지켜내는 것” “어떠한 어려운 난관이 조성되더라도 웃으면서 동지들과 함께 브이님을 육탄으로 보위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공안당국은 이 같은 총화서 내용을 토대로 4월 설악산 산악훈련 외의 추가적인 훈련이 있었는지를 파악 중이다. 공안당국은 구체적 내용이 확인되면 관련 문서들의 신빙성이 확보돼 법정에서 유력 증거로 채택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전쟁 임박 판단 후 경호팀 구성= 국정원과 검찰은 경호팀의 산악훈련을 포함한 3월부터 5월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이 이 의원이 구체적으로 내란음모를 꾸몄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의 기소 내용 등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3월 5일 북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에서 정전협정을 무효화한 것을 계기로 한반도에 전쟁 상황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의원은 곧바로 ‘전쟁 대비 세 가지 지침’을 RO 중간책임자라 할 수 있는 ‘세포’들을 통해 전달했다. RO 내에서는 이 무렵부터 이석기 경호팀 구성이 추진됐고 4월 초 30명 규모로 경호팀이 실제로 출범했다. 공안당국은 경호팀 출범 직후 4월 5∼6일 산악훈련을 한 사실을 이번에 확인했다. 이 의원은 이어 5월 10일 RO 회합을 한 차례 경기 광주 곤지암에서 소집했다 곧바로 해산시킨 뒤 이틀 후에 다시 서울 마포구 합정동 회합을 지시했다. 이 회합에서 ‘총기 준비’ ‘주요 시설 타격’ 등의 발언이 나왔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