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주도한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의 내란음모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공안당국이 최근 RO ‘이석기 경호팀’이 지난 4월 5∼6일 설악산에서 산악훈련을 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공안당국 등에 따르면 이석기 경호팀 20여 명은 4월 5일 설악산 장수대 휴게소(해발 520m)를 출발해 대승령(해발 1210m) 등 서북능선을 따라 이동한 뒤 6일 한계령(해발 920m)을 통해 하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들이 ‘산악훈련’ 명목으로 등산한 코스는 총 12.6㎞에 이르고 일부 등산로 주변 지역에서는 50㎝ 이상 눈이 쌓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해당 등산로는 산불 및 안전사고 위험으로 입산통제 상태였다.

공안당국은 최근 이석기 경호팀의 구체적인 산악훈련 내용을 처음으로 파악했다. 특히 공안당국은 4월 산악훈련 내용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이석기 경호팀 8명이 4월 6일 하산 도중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에게 입산금지 구역에 출입한 사실이 적발돼 과태료 10만 원을 각각 부과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공안당국이 확보한 세 차례 산악훈련 ‘총화서’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훈련은 서북능선에서의 훈련이었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도 하다. 국가정보원과 검찰은 추가로 구체적인 산악훈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으며 이미 확보한 설악산 훈련은 12일부터 시작되는 이 의원 등의 내란음모 혐의 재판에 주요 증거로 제시할 방침이다.

앞서 국정원과 검찰은 압수 문서 등을 통해 경호팀의 존재 사실과 ‘월 1회 산악훈련, 주 2회 체력훈련, 월 3회 사상학습’ 등 포괄적인 훈련 내용 등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호팀은 이 의원을 ‘브이님’으로 호칭하며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했다. 경호팀이 작성한 총화서에는 “당면 전쟁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브이님을 보위하는 것이고, 유력한 방도는 육탄이 돼 브이님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돼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