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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 직접 사기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지만, 연예인이 사기를 당하거나 유명세 때문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 ‘연예계 기부천사’로 알려진 가수 박상민 씨는 2000년대 중반 믿었던 친구에게 16억 원의 사기를 당했다. 친구의 말을 믿고 은행 대출을 받아 제주도 펜션과 수원의 한 상가에 투자했다가 잃은 손실금이었다. 그는 “이 친구가 내 이름까지 팔아 사기를 치는 바람에 일반인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혀 마음의 상처가 컸다”고 밝힌 바 있다.

톱배우 장동건 씨는 전 소속사 대표 홍모 씨의 사기 혐의로 피해를 본 케이스. 2011년 홍 씨는 장 씨가 소속된 S연예기획사 대표이사로 있던 지난 2007년 김모 씨를 만나 “회사에서 긴급히 쓸 돈이 필요하다”며 5억 원을 빌리고 이를 갚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홍 씨는 “장동건의 1년 광고 출연료만 100억 원이 넘고 할리우드에서 찍고 있는 ‘사막의 전사’란 영화도 곧 대박이 날 테니 5억 원은 회사에서 충분히 갚을 수 있다”고 김 씨에게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인 신동엽 씨의 경우 연예인의 유명세 때문에 모든 책임과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신 씨는 2011년 자신이 운영하던 기능성 신발 프랜차이즈 ‘아이젝스’의 가맹점주들로부터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고소인들이 보상받으려는 4억 원대의 가맹비가 고소인과 회사 법인과의 민사적 채권 문제인데도, 개인 채무로 변제해야 한다는 게 고소인들의 주장. 고소인들은 신 씨가 연예인으로서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공인이라는 점을 이용해 신 씨에게 가맹비와 손해금 등을 반환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당시 신 씨 측은 “연예인이라고 해서 일반인과 달리 공정한 룰과 원칙을 무시하고 부당한 요구에 굴복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인의 부업은 잘되는 경우 아무 탈 없이 넘어가지만,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모든 책임을 요구받는 경우가 많다”며 “(연예인의) 유명세를 악용하는 이들과 연예인 자신의 과도한 욕심이 맞물리면서 피해와 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