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민주당 내에 이대로 가다가는 앞으로 선거에서도 완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특히 7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의 경우 민주당을 둘러싼 상황이 녹록지 않다. ‘정권 심판론’으로는 선거 승리가 쉽지 않은 데다가 안철수 의원 측까지 가세해 새누리당과 3자 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생에 보다 집중하면서 안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1일 “어떤 선거든 지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데 이번 선거는 져도 된다고 접근한 것이 문제였다”며 “지는 것을 반복하면 이기는 법을 잊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예상보다 큰 차이로 패배한 것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재·보선 패배가 확정된 후 자신의 트위터에 “민주당은 망하고도 보지 못하고, 이길 수 있는 후보도 못 알아보고, 이 정국을 치고도 못 나가면서 또 국민들께 잘못했습니다(고) 할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대여 투쟁보다는 민생 챙기기, 정책 대결로 옮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수도권인 화성갑에서조차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문제 등 ‘민주주의 회복’ 이슈가 효력이 없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한 재선 의원은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과 관련해 특검을 실시하자는 요구가 나오는데, 특검까지 가게 되면 이 이슈가 내년 3월까지 이어진다는 의미”라며 “대선에 계속 얽매여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말했다. 민생과 관련되지 않은 정치적 이슈를 내세운 정권 심판론으로는 선거 승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안 의원 문제는 더 큰 고민거리다. 안 의원이 독자 후보를 낼 경우 3자 대결 구도가 형성돼 야권이 공멸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정감사 이후 민주당, 정의당, 안 의원이 국정원 개혁, 동양그룹 사태에 대해 정책연대에 들어가는 만큼 이를 새로운 야권연대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단일화가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는 ‘아름다운 단일화’에 실패해 패배했다”며 “정책, 비전 등에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단일화가 아니라면 지방선거에서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