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재임 기간 중 치러진 2개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연속으로 승리하는 성과를 이끌어낸 황우여(사진) 새누리당 대표의 머리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황 대표가 새누리당 대표로서는 드물게 2년 임기를 모두 채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황 대표 개인적으로 내년 5월 말 선출되는 19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직에 도전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시절을 포함, 새누리당 대표가 2년 임기를 채운 것은 지난 2007년 7월부터 2009년까지 대표로 재임한 강재섭 전 대표가 유일하다. 온건한 성품을 바탕으로 재·보선 압승, 국회 선진화법 제정 등의 과업을 이룬 황 대표는 현재 거론되는 여당 중진 의원 중 가장 강력한 국회의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보통 새누리당의 전당대회가 5월에 치러지지만 내년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이 6·7월에 연이어 열린다는 점이다. 지방선거와 재·보선 결과에 따라 새 지도부의 명운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에 전당대회 시점을 조절해야 한다는 당내 주문이 황 대표 등 당 지도부를 향해 쏟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내 한 관계자는 “만약 황 대표가 본인의 미래만 본다면 내년 초 조기에 자진 사퇴하고 의장 선출을 준비하는 게 맞다”며 “그러나 이럴 경우 지방선거와 재·보선이라는 큰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당 리더십이 크게 요동치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황 대표가 더욱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황 대표가 개인적인 욕심으로 조기에 사퇴할 경우 후임 당권은 당헌·당규상 지난해 전당대회 차점자인 이혜훈 최고위원에게 넘어가게 된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