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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수출 규모가 500억 달러를 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수출의 힘’이 다시 확인됐다. 주요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에 맞춰 해외시장 경쟁력이 높은 정보기술(IT) 제품과 자동차 등이 수출 산업을 주도하면서 이뤄낸 성과로 분석된다.

정부는 이 같은 수출 증가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과 미국의 환율 압박 등 환율문제가 수출증가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미국의 압박에도 “환율 급등락을 막기 위한 시장 안정화 조치는 불가피하다”며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한국경제 성장을 주도해 온 수출이 올해 하반기 들어 다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수출 증가율이 올해 상반기 0.6%로 반등한 데 이어 3분기 2.8%로 올랐다. 10월 수출증가율도 7.3%로 크게 오르고, 수출 규모는 505억11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 기록을 경신하면서 4분기도 상승세로 출발했다. 이에 따라 올해도 3년 연속 무역규모 1조 달러 돌파는 물론 역대 최대 규모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이는 주력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국제 경쟁력이 높은 IT제품, 반도체, 가전, 자동차 등 제품의 수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10월 수출은 대기업의 주력 제품 외에도 중소형 업체의 화장품, 플라스틱 등의 수출도 늘어나는 등 품목 다변화로 수출 구조도 안정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이어지는 원·달러 환율하락과 미국 정부가 한국 원화의 저평가를 지적하며 ‘환율압박’을 가하고 있어 이 같은 상승세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환율은 지난 10월 24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54.3원으로 연저점을 경신하는 등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과도한 쏠림이 계속되면 완화조처를 취할 것”이라는 구두개입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미국 재무부는 30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뤄져야 하며 외환시장 개입 이후에는 내용을 즉시 공개해야 한다”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원화 강세와 미국의 환율 압박이 계속될 경우 수출 중심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엔화 가치는 약세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원화 가치만 강세를 보이면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미국의 압박과 상관없이 환율시장 안정을 위해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압박에 대해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가는 것이고, 우리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