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전은 고대부터 군인들이 주로 사용한 전투의 한 수단이었다. 화학전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기원전 428년 펠로폰네소스전쟁으로, 당시 스파르타군은 송진과 유황을 포함한 생나무를 연소해 질식가스를 만들어 사용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화학가스를 최초로 사용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독일군이 벨기에 이프르 지역에서 연합군에게 약 150t의 염소가스를 집중적으로 살포한 것이다. 독일군의 화학무기 공격으로 연합군은 1만500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외에도 제1차 대전 중 참전국들이 사용한 각종 화학무기로 10만여 명이 사망하고 130여 만 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화학작용제는 인체에 미치는 작용에 따라 신경작용제와 질식작용제, 혈액작용제, 수포작용제 등 4가지로 구분된다. 이 중 신경작용제는 호흡기와 소화기 등을 통해 체내에 흡수되면 동공축소 및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신경작용제로는 가돌리늄(GD)과 VX가스 등이 있다. 질식작용제는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흡수돼 주로 폐조직을 공격해 호흡경로를 차단하는 작용을 한다. 질식작용제로는 포스겐(CG)과 디포스겐(DP) 등이 있다. 혈액작용제와 수포작용제는 호흡기와 소화기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돼 작용한다.

20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주요 전쟁에서는 교전으로 죽은 병사보다 풍토병 등으로 사망한 병사가 더 많았다. 비위생적인 환경이 전염병을 빠르게 전파시키고, 병사들은 낯선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져 세균의 표적이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점은 군사적으로 이용됐는데 1346년 크레미아 전쟁 당시 타타르인들은 적의 성을 공격할 때 페스트로 사망한 시체를 던져 넣기도 했다.

생물학무기는 다양하게 분류되는데, 생물무기금지협약(BWC)에서는 세균과 바이러스 등 51종을 생물학작용제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 중 대표적인 생물학무기가 탄저균이다. 탄저병은 사람과 짐승이 공통으로 걸리는데, 잠복기는 통상 5일이며 초기에는 마른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다가 몸 깊숙이 균이 퍼지면 패혈성 쇼크 등으로 사망케 된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