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침체에 빠진 건설업계가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 해외 사업장 등의 부실로 적자에 시달렸던 일부 건설사들은 증자와 자산 매각 등으로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자금 확보를 위해 서울 강남구 도곡동 등 1500억 원 내외의 강남 소재 사옥 등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 공사 부실로 올해 3분기까지 1조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본 상태이다.

SK건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SK와 SK케미칼 등 주요 주주 참여로 4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SK건설은 국내외 건설 불황으로 올해 큰 폭의 영업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동부건설은 서울 용산구 동자동 오피스빌딩 지분 매각과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매각 등으로 연말까지 총 30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키로 했다.

동자동 오피스빌딩은 동부건설이 투자 지분을 매각하고, 다음 달 1일 입주할 예정이다.

경남기업도 연말까지 차입금 등 상환을 위해 265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공사유보금 회수와 담보대출 등으로 총 3000억 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경남기업은 2009년 1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에 선정돼 2011년 5월 졸업했으나 국내외 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적자로 전환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앞서 GS건설은 서울역 GS역전타워와 송파구 문정동 롯데마트 건물 등 자산 매각에 들어갔다. GS건설은 해외 저가 수주 등으로 올해 800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설사들은 올해 ‘적자는 털고 유동성은 확보’하는 전략으로 자금유동성 위기를 넘긴 뒤 내년에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해외공사 저가 수주와 국내외 불황으로 자금확보가 어려운 만큼 불필요한 유휴자산 매각과 증자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며 “연말 전후로 닥칠 유동성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금확보는 물론 구조조정 등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