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9곳은 최근 정부의 세무조사 강화 움직임에 경영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 1000대 기업 중 160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9월 11∼17일 ‘세무조사 현황 및 개선과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 세무조사에 대해 응답기업의 28.1%가 ‘매우 부담’, 61.9%는 ‘다소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6일 밝혔다. 기업체의 90%가 경영상 부담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부담 없다’는 응답은 10.0%에 불과했다.

실제 세무조사를 받았을 때 이로 인한 경영상의 실질적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려움이 있었다’는 응답이 62.9%(‘많이 있었다’ 7.5%, ‘다소 있었다’ 55.4%)에 달했다. 이는 세무당국의 자료요구 정도나 조사기간, 법 해석 정도가 모두 과도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요구 정도에 대해 ‘과도하다’는 응답은 68.0%(‘매우 과도’ 20.8%, ‘다소 과도’ 47.2%)로, ‘적정하다’(32.0%)는 응답의 두 배를 넘었다. 조사 기간의 경우도 ‘과도하다’는 응답이 62.9%(‘매우 과도’ 12.6%, ‘다소 과도’ 50.3%)로, ‘적정하다’는 응답(37.1%)을 압도했다. 법 해석 정도에 있어서도 ‘과도하다’는 응답이 63.5%(‘매우 과도’ 20.8%, ‘다소 과도’ 42.7%)로, ‘적정하다’(36.5%)는 응답보다 훨씬 많았다.

기업들은 세무조사 시 개선해야 할 과제로 ‘과도한 법 해석 자제’(46.8%)를 첫손에 꼽았다. 세무당국의 과잉 법 해석에 따른 부담이 가장 큰 것이다. 이어 ‘과도한 자료요구 지양’(26.4%), ‘조사대상 및 시기 등 선정의 예측가능성’(19.2%), ‘합리적 조사기간’(7.1%) 등의 순으로 답했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