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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형 국토지리정보의 총아로 일컬어지는 ‘국가 공간정보산업’이 급팽창하고 있다. 2년 후 전 세계 공간정보 시장이 무려 45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우리나라도 공간정보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공간정보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지도’는 이제 2차원 평면 수준을 탈피, 인공위성 영상과 3D 등 디지털 영상으로 거듭나면서 신산업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의 결합으로 차세대 유망산업으로도 각광받고 있어, 정부도 국가 공간정보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 공간정보산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1. 국가공간정보기반이란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정보가 바로 ‘공간정보’다. 이 같은 공간정보를 국가 차원에서 취득·저장·처리·배포하는 정책과 기술을 집대성한 것이 바로 ‘국가공간정보기반(NSDI·National spatial data infrastructure)’이다. 대표적인 공간정보기반으로 ‘지도’를 꼽을 수 있는데, NSDI는 전자지도에 모든 국토정보가 담겨지는 사이버국토의 근간을 형성한다.

공간정보가 정보기술(IT) 및 제조업과 결합되면서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자동차와 내비게이션을 융합해 신물류서비스산업이 생겨나고 지도정보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결합해 위치기반서비스 산업이 발달되는 식이다.

2. 공간정보, 어떻게 이용하나

정부가 제공하는 디지털·영상지도 공간정보는 크게 3곳으로 나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시작한 ‘브이월드(www.vworld.kr)’는 우리나라 독자 위성기술로 제작된 웹 기반의 전국 3D 입체영상 오픈플랫폼이다. 부동산과 토지 등 국가 공간정보와 함께 다양한 행정정보가 포함돼 있어 기업 등에서 활용도가 높다.

국토지리정보원(www.ngii.go.kr)에서 제공하는 맞춤지도 서비스인 ‘온맵’도 개인이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공간정보다. 홈페이지에서 전자문서 파일형태의 전자지도를 내려받으면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자유롭게 추가하거나 삭제하는 게 가능해 나만의 맞춤지도로 활용할 수 있다. ‘디지털 영상지도’도 유용한 공간정보다. 항공촬영으로 제작된 영상사진인데, 구글의 지도보다 해상도가 최대 4배 높아 인기를 끌고 있다.

3. 브이월드는 어디에 활용하나

브이월드를 두고 ‘한국판 구글어스(구글이 제공하는 전 세계 3D 지도)’라고 평가하는 이용자들도 있다.

지적도와 건축물 정보 등 국가 공간정보는 물론, 3D로 건물을 내려다볼 수도 있고, 북한지역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국가경제나 행정경계, 도로, 철도, 지하철, 레저, 교육, 숙박, 종교 등 다양한 정보를 더할 수 있어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업들도 마케팅 활동 등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에서만 작동하는 ‘엑티브 엑스(ActiveX)’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다른 운용체제에서는 사용을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4. 영상지도와 일반지도와의 차이

국토지리정보원이 제공하는 디지털 영상지도는 항공사진이나 위성영상을 모든 지형지물을 수직으로 내려다봤을 때의 모습으로 보정한 영상지도다. 일반 읽는 지도에서 ‘보는 지도’로 바뀜에 따라 사용자가 지도를 이해하기가 훨씬 쉽고, 사용하기도 편리하다.

일반지도나 다른 공간정보와 융·복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토계획이나 난개발 방지, 토지이용 등 각종 행정시스템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5. 구글어스보다 뛰어나다는데

영상지도가 구글의 전 세계 지도인 구글어스보다 우수하다는 평가가 많다.

구글의 구글어스 지도는 지상기준점 및 지형기복 정보가 실제 지형과 일치하지 않는 왜곡이 발생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의 영상지도는 이 같은 왜곡현상이 없다. 촬영주기도 구글어스는 비정기적인 반면, 우리의 영상지도는 전국을 2년 주기로 촬영해 최신성도 갖췄다.

기본적으로 구글어스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어도 같은 우리의 관심지역은 나타나지 않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도는 관심지역들이 자세히 나타나 있다.

또 지난해 서비스된 백두산 3D 영상지도의 경우 50㎝급 최신 인공위성 영상으로 제작돼 구글 지도보다 해상도가 4배, 지형 세밀도는 9배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6. 온맵은 어디에 활용할 수 있나

온맵은 포털 지도와 달리, 인터넷 환경에 상관없이 전자문서(PDF) 형식으로 내려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국토지리정보원 회원 가입 후 내려받을 수 있으며, 다만 상업적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 나에게 맞는 원하는 정보를 자유롭게 추가하거나 삭제할 수 있는 맞춤형 지도로, 항공사진 등 다양한 정보를 주제별로 선택해 받아볼 수 있다.

도·소매나 부동산 등 자영업자들은 온맵을 이용해 골목상권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단골고객 위치나 배달경로, 부동산 매물정보를 표시해 고객관리도 할 수 있다.

일반인들의 경우 조깅이나 여행, 등산, 자전거 코스 등을 지도에 표시할 수 있고, 온라인으로 동호인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 CCTV 설치장소와 파출소 등 안전경로를 지도에 그려넣을 수도 있어 학생들의 안전 귀갓길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정부는 스마트폰에서도 온맵을 관리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7. 무료인가, 유료인가

아쉬운 것은 지도 데이터를 내려받아 사용하려면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상지도의 경우 킬로바이트(KB)당 0.02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해상도 51㎝(51㎝ 크기의 피사체까지 볼 수 있는 해상도)로 우리나라 전국지도를 내려받을 경우 3000만 원가량의 요금이 필요하다. 서울지역만 내려받으면 16만 원 정도를 내야 한다. 내비게이션 지도와 같이 ‘지도의 원본’이라고 할 수 있는 수치지도의 이용요금은 훨씬 비싸다.

국토지리정보원이나 국가공간정보유통센터(www.nsic.go.kr)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1:5000 축적의 지도 한 장(6.2㎢)을 내려받는 데 1만5000원 정도를 내야 한다. 전국지도를 구매하려면 수억 원의 요금이 필요해 주로 기업이나 전문가들이 구매한다.

온맵은 현재까지는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그러나 해상도 등을 높여 조만간 유료로 전환할 계획이다.

8. 해양정보 담은 공간정보

국립해양조사원은 해수욕장이나 갯벌 등 연안해역을 국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양안전 지도’를 작성할 계획이다. 여름 폭염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연안해역을 찾는 피서객들이 급증함에 따라 안전사고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바닷속은 육상과 달리 위험지역을 알기 힘들기 때문에 해저지형을 3D로 형상화해 안전성을 높이고, 수영과 레저스포츠를 즐기기 좋은 곳 등을 지도로 알려주겠다는 계획이다. 육상과 해양을 하나로 연결하는 융·복합 지도도 선을 보인다. 이 밖에 남극에 위치한 세종기지와 장보고 과학기지에 대한 지형도와 해빙 변화 정도 등 남극의 환경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지도도 제작돼 서비스되고 있다.

9. 보행자 위한 내비게이션

국토부가 추진하고 있는 ‘걷기 내비게이션 앱’이 그것이다. 보행자를 위한 유용한 공간정보 서비스로, 동네 골목까지 세밀하게 볼 수 있어 걸으면서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는 보행자를 위한 내비게이션이다. 현재 개발 중으로 국토부는 올해 말까지 시험테스트를 마친 뒤 내년 초 서울시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방침이다.

10. 세계 시장 규모와 선진국 수준

국토부에 따르면 오는 2015년 세계 공간정보 시장은 452조 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공간정보의 중요성과 높은 활용성을 인식하고 공간정보산업 촉진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공간정보산업이 가장 발달한 나라는 역시 미국이다.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지리정보시스템(GIS) 기술 등을 활용해 산업화에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구글 지도가 대표적이다. 성범죄와 강도, 방화 등 각종 범죄정보를 표시해 주는 구글 웹사이트 ‘스팟크라임’은 미국 경찰과 주정부가 공개한 범죄정보와 GIS가 결합돼 만들어진 공간정보다.

영국 역시 국가지도화 기관인 국립지리원(Ordnance Survey)을 중심으로 공간정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공간정보라는 개념 자체가 생기기도 전인 2000년 시설물에 주민등록번호 같은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공간정보등록번호제도(UFID)를 도입, 공간정보의 기틀을 갖췄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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