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 등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쌍용차가 또다시 ‘정치적 외풍’에 휘말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쌍용차는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에 비해 생산·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무급 휴직자를 복직시키는 등 경영 정상화 길을 걷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섣부른 ‘정치개입’이 쌍용차를 흔들어 놓을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와 관련, 이 사장과 김규한 노조위원장이 오는 14일 열리는 고용노동부 국감에서 증인으로 채택됐다.

쌍용차 관계자가 국회 증인으로 채택된 것은 지난해 쌍용차 청문회와 국감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다. 특히 지난해 국감 때에는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자동차의 파완 고엔카 사장(쌍용차 이사회 의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해 청문회와 국감은 정치권과 일부 시민단체들이 쌍용차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빌미를 제공하는 등 커다란 후유증을 남겼다.

강명원 평택시민단체협의회 회장은 “지난해 이 사장을 불러놓고 ‘예, 아니오로만 답하라’ 하고, 말을 하려고 하면 ‘됐고요’라고 말을 자르면서 면박만 줬던 의원들이 이 사장을 다시 증인으로 채택한 것은 쌍용차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처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국감은 쌍용차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만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대규모 파업 및 인력 구조조정 이후 3만5000대 수준으로 떨어졌던 쌍용차 판매는 지난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21.4% 늘어나면서 올해 14만93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무급 휴직자 455명을 복직시켰으며, 5월에는 4년 만에 1개 생산라인에서 주야2교대제를 실시하고 있다. 4년 연속 무분규를 기록하는 등 노사안정도 달성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팀장은 “쌍용차에 지금 필요한 것은 국감이 아니라 연구·개발(R&D)비 지원”이라고 말했다.

유병권 기자 ybk@munhwa.com